2014년 나이트클럽 영업난으로 문닫자 상권 무너져… 코로나·장마 겹쳐 손님 발길 '뚝'
중기부·부산시 '상권 르네상스'로 뽑혀 재기 기회 얻어… 오방색 테마로 프로젝트 추진
지하철 등 교통수단 발달·전문대 3곳 위치… 콘텐츠 잘 갖추면 젊은층 수요 유입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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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유흥가 이미지 벗고… `빛·맛·멋` 갖춘 젊은 거리로 부활 꿈꾼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302100351048001[1].jpg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유흥가 이미지 벗고… `빛·맛·멋` 갖춘 젊은 거리로 부활 꿈꾼다")
(사진=김민주기자 stella2515@)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유흥가 이미지 벗고… `빛·맛·멋` 갖춘 젊은 거리로 부활 꿈꾼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1302100351048001[2].jpg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유흥가 이미지 벗고… `빛·맛·멋` 갖춘 젊은 거리로 부활 꿈꾼다")
부산 연제구 '연일전통시장'
"밤이랑 낮이 딴판인 세상이라예. 거기는 젊은 사람들이 해 떨어지면 술 마시러 많이들 갑니다."
전국을 강타한 장마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4일, 부산 연일전통시장 일대로 가달라는 기자의 말에 택시기사는 이같이 말했다. 부산에 놀러 온 관광객이 여행을 망치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운 마음에 '낮에 가면 할 게 없다'는 조언을 빙 둘러 한 셈이다.
하지만 이 '밤만의 거리'가 새롭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낮과 밤 모두 지역 시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공간으로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이 변신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변신의 가장 큰 수단은 첨단 IT(정보기술)다. 첨단 기술의 힘을 빌어 밤만 화려했던 윤락의 거리가 빛과 맛과 멋을 갖춘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잠들지 않던 시장…"나이트클럽 문 닫자 휘청"=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끝없이 펼쳐진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연일전통시장 일대 상권은 한때 '불야성(不夜城)'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유명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일 상권은 골목마다 외로운 젊은 청춘들의 발길로 북적이며 해가 뜨기 전까지도 잠들지 않았다.
밤을 환하게 물들이던 상권이 쇠퇴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때는 2014년. 상권을 책임지던 나이트클럽이 영업난으로 폐업을 하면서 연일 상권 또한 점차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나이트클럽이 사라진 자리에는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현재 연일 상권은 '유흥가'라는 꼬리표만 붙었다. 대낮에 찾은 연일 상권은 화려한 밤과 달리 공사를 하는 인부와 시장을 오가는 노인 몇몇만 지날 뿐 다소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건물과 인접한 전신주의 얽히고 설킨 전선은 낮임에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상가 대부분이 저녁이 돼서야 문을 여는 탓에 점심 식사 한 끼를 해결할 만한 곳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먹자 골목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는 연일전통시장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점포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는 상인들은 오가는 행인들을 눈으로만 쫓고 있었다. 시장에서 도넛을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인근 주민들만 시장을 찾는다"며 "요즘은 코로나19에다 장마까지 겹치면서 손님들이 더 없다"고 토로했다.
◇부활의 날개 편 연일 상권…빛·맛·멋 갖춘 젊은 거리로 재탄생= 하지만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걷던 연일 상권은 최근 부활의 날개짓을 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벤처부와 부산시가 7만 9176㎡에 이르는 연일 상권을 '상권 르네상스로' 선정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낙후된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사업이다. 향후 연일 상권에는 국비 40억원, 시비 40억원 등 총 80억원이 투입된다.
중기부와 부산시는 상권 내 연산 교차로를 형상화한 '오방색'을 프로젝트의 주요 테마로 선정하고, '빛·맛·멋'을 느낄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기존의 '유흥거리' 이미지를 벗고 가족 및 친구, 연인 단위 방문객들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쾌적한 상권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전신주를 매립 하는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방길', '청춘길' 등 특화 거리를 만들고 버스킹 등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아고라(조성)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오방길과 같은 특화 거리에 빛 조명을 설치해 시각적인 즐거움은 물론 생활과 문화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연일전통시장 내 노후한 시설도 개선한다.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해 시장 내 '플리마켓(벼룩시장)'을 조성해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고, 젊은 감각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상권을 대표할 만한 축제를 개발하는 등 콘텐츠 강화에 나선다. 단순히 소비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연인과 가족들이 체험할 할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제공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상인들을 대상으로 상권 역량 강화 교육 , 핵점포 유치 등 자체 경쟁력을 강화도 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편리한 소비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결제연계시스템 조성, 배달관리 등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부산 최대 교통의 요충지…"유동인구 유입 기대"= 이 같은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기대 또한 크다. 연일 상권의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면 충분히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일 상권은 지하철 1·3호선이 교차하며 시내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발달한 데다 인근에 3개의 전문대가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다. 콘텐츠만 있다면 젊은 층의 수요를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부산시청, 법조타운, 국민체육센터, 나라키움 통합청사(건축중) 등을 소비 인구로 유발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연일 상권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나이트클럽이 주름 잡던 시절과 비교하면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면서도 "하지만 중기부와 손잡고 이미지 쇄신과 상권 살리기에 나서고 있어 희망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C씨는 "요즘 인근 상가 상인들이 오방색 프로젝트에 대해 많이들 물어본다"며 "일단 지저분하고 노후된 거리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인구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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