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파기에 5척이나 떠안아
2분기 영업손실 7077억 달해
2분기 영업손실 7077억 달해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하반기 국내 조선사들의 반등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중공업만 훈풍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오랜 기간 발목을 잡고 있는 '드릴십(시추선)'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출혈이 심해 재무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조선업계 LNG선 수주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조선해양은 유럽·버뮤다 소재 선사와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의 수주계약을 따내면서 이 같은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타르·러시아·모잠비크 등과의 대규모 수주계약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LNG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러시아, 모잠비크, 나이지리아로부터 대형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이 같은 수주 단비에도 '만년 적자' 신세에서 벗어나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7077억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을 10배 이상 키웠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 규모만 2조3800억원에 달한다.
적자 늪에 빠지게 된 배경에는 드릴십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계약 취소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정박 중인 드릴십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절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드릴십 수주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과 셰일 가스 등장으로 드릴십 수요가 급감하자 선주들이 계약을 파기하거나 인도를 거부하면서 삼성중공업이 떠안은 드릴십만 총 5척이다. 또한 미인도 시추선 5척의 총 수주 금액은 29억9000만 달러인데 이중 32% 수준인 9억5600만 달러만 회수했고, 나머지 20억3400만 달러는 금액은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드릴십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작용하면서 장부가액도 해마다 손실로 반영되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2분기 드릴십 관련 454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재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유가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만큼 매수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매수자를 찾는 일은 첩첩산중인 실정이다.
업계는 LNG선 수주 개선 기대에도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하지 못하면 실적 반등도 요원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영업손실 563억원, 346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릴십 가치가 더 하락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삼성중공업의 영업적자도 지속 중"이라며 "2분기 4조5000억원의 자본총계가 매 분기 꾸준히 깎이고 일회성이 터지면 크게 내려 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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