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째 대책 잉크도 안 말랐는데…돌연 갈라선 정부-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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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23번째 부동산 대책을 두고 돌연 마찰을 빚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으로 지난 한 달 간 긴급하게 만들어진 대책 발표 당일 서울시가 핵심 공급 내용과 관련해 정면 반박하는 브리핑을 여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로선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가게 됐다.

서울시는 4일 브리핑을 열고 이날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공공재건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공공재건축 인센티브의 핵심인 35층 층고제한도 풀지 않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강남 한강변에 50층까지 치솟는 재건축 단지의 청사진을 제시한 정부에 공식 퇴짜를 놓은 것이다.

이날 오전 정부와 서울시 합동 브리핑 장소에서만 하더라도 이런 기류는 감지되지 않았지만 몇 시간도 안 돼 서울시가 대책의 중요 내용을 폄하하는 별도 브리핑을 한 것이다.

정부가 이날 제시한 주택 공급 목표는 13만2000가구인데, 가장 덩치가 큰 5만 가구를 달성할 공공재건축의 정책 신뢰성에 엄청난 금이 갔다. 뉴타운 해제지역 공공재개발 방안 등 나머지 대책 내용에 대해서도 과연 서울시가 제대로 협조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서울시간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서울 강남권 택지 확보를 추진해왔지만 서울시는 '미래세대에 넘겨줘야 할 유산'이라며 완강히 거부했다. 이후 그린벨트를 보전하기로 하면서 그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도 서울시와 정부 간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달랐다.

서울시는 민간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해 사업을 진행하되, 임대 물량을 의무화해 이익을 환수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정부로선 공공이 사업에 참여하는 공공재건축 제도를 도입해야 재건축단지 규제 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반대했다. 2018년에는 서울시의 용산 여의도 통개발 방안 발표로 서울 집값이 크게 뛰면서 서울시와 정부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전해 발표된 8·2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조용하던 서울 부동산 시장은 박 시장의 개발 방안으로 달아올랐고 결국 같은해 9월 정부는 다시 9·13 대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이에 여의도 개발 마스터플랜 발표를 전면 보류했다. 이외에도 현대차 신사옥 GBC 건립이나 마이스 개발 사업 등 강남권 대형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이를 두고 협의 대책을 발표했냐는 논란이 커지자 양측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두 기관은 설명자료를 내고서 "서울시가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가 앞서 발표한 내용을 해명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전평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23번째 대책 잉크도 안 말랐는데…돌연 갈라선 정부-서울시
김현미(왼쪽부터) 국토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4일 열린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합동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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