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대북전단 살포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표현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더라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북한 눈치보기로 탄생한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맞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상정해 논의하고 있다.
대북전단살포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보다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논리를 들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2014년과 2015년 외통위에서 여야가 합의해 (남북 간) 상호비방 이행촉구 결의안을 의결하기도 했다"면서 "대북전단, 물품 살포 금지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 표현의 자유가 충돌한다면 국민의 안전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어떤 정의로운 전쟁보다 평화가 좋다'는 문구가 있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는)군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인내심으로 추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 장관은 "개인의 자유가 또 다른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때 어떤 균형적 시각을 취할 지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헌법 정신이 자유민주적 정신을 이야기하지만 극단적 자유주의는 아니다. (타인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자유를 용인할 수 있느냐고 보면 헌법 정신에도 용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습독재를 더 공고히 하는 법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의 세습독재 체제를 증오한다면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런 법이 나오면 안 된다"면서 "이 법이 이렇게 시급한 법이냐. 북한최고인민회의도 김정은이 새 법을 만들라고 하면 다음 정기회의까지 기다려서 만드는데,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김여정이 법을 만들라고 하니 이렇게 빨리 고속도로법을 만드느냐"고 따졌다. 외통위 통합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라고 한 뒤 4시간 만에 통일부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해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래서 국민은 이것을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한다"고 법안의 취지를 평가절하했다. 김석기 의원은 "접경 지역 국민의 안전도 고민해야 하지만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문제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북한이 수 차례 도발했어도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이견이 팽팽하자 외통위는 대북전단살포 금지 규정을 담은 안건 5개를 안건조정소위원회로 회부해 추가 심사를 하기로 했다.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쟁점이 된 대북전단 배포금지를 담은 5가지 법안은 여러 가지 의견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안건조정소위로 넘겨 심사를 하겠다"고 정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국회 외통위원회가 3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심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