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한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 '초격차'를 위한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또 한번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속도감 있는 혁신을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30일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온양사업장을 찾아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로드맵 등 중장기 전략을 점검한 뒤 간담회를 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덧붙였다.
이재용 부회장이 온양사업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두번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모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미래 반도체 생산에 활용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혁신기술 개발을 당부했다.
패키징이란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웨이퍼와 전자기기가 서로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반도체 칩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최근 AI, 5G, 사물인터넷(IoT) 등의 확산으로 고성능·용량, 저전력, 초소형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패키징 기술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국립 이화학연구소와 일본 전자업체 후지쓰는 공동 개발한 슈퍼컴퓨터에 자국산이 아닌 삼성전자 HBM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낸드플래시 3위 업체인 키옥시아(전 도시바메모리)를 보유한 일본이지만, 슈퍼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위해 업계 1위인 삼성 반도체를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말에 패키지 제조와 연구조직을 통합해 TSP(Test & System Package) 총괄조직을 신설하고, 2019년에는 삼성전기의 PLP(Panel Level Package)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차세대 패키징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를 하고 연결기준 8조14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23.4%나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시설투자로 17조1000억원을 집행, 작년 동기보다 6400억원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사장단과의 전략회의에서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없이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간담회를 하기 전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손을 직접 소독해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