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초격차' 미세공정을 앞세운 저전력 메모리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올해 출하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만 탑재돼도 매년 노후 화력발전소 2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최근 자사 뉴스룸에 '저전력 메모리 기술이 선사하는 친환경 미래 비전'이라는 기고문을 올리고 "삼성전자 메모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뛰어난 성능은 물론, 저전력 특성을 갖춘 제품으로 이를 사용하는 모든 고객이 지구환경 보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철 부사장은 기고문에서 한해 동안 새롭게 출하되는 서버에 탑재되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모두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바꾸고, DDR4 D램을 DDR5로 개선하면 연간 약 7TWh의 전력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후 화력발전소 2.5기의 발전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전력 메모리로 전환하면 화력발전소 2.5기를 없앨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가격이 저렴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전력소모량이 크고 열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는 HDD를 SSD로 바꿀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은 더 들지만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면서 투자비용 회수는 물론 친환경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메모리 생산업체들의 노력으로 지난 2018년 기준 단위 저장공간 기준으로 10배 가까이 났던 HDD와 SSD의 가격차이 역시 3배 안팎으로 좁혀졌다.
그는 "수 십년 간 세계 메모리시장 리더 자리를 지켜 온 삼성전자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그린뉴딜의 핵심 과제인 '저탄소 경제'와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2009년 40나노급 2Gb DDR3 D램 출시를 시작으로 '그린 메모리 프로젝트'를 추진해 친환경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코로나19에 따른 '언텍트'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버용 메모리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기준 서버용 D램 시장에서 48.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 만큼 IDC(인터넷데이터센터)들이 저전력 반도체를 사용해도 최소 화력발전소 1기 수준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저전력 반도체의 핵심 기술로는 미세공정이 꼽힌다. 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으면 그만큼 면적이 작아지면서 소모 전력량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업계 최고의 메모리 미세공정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 부사장은 "'탄소발자국·물발자국 인증', '폐기물 매립제로 골드 인증' 등 반도체 업계 최초로 다양한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다"며 "반도체의 생산과정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만드는 사업장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