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서 5G 터진다… LTE보다 중계기 더 촘촘
과기정통부·이통사 협업 결실
공기 줄이고 공사비 30% 절감
과기정통부·이통사 협업 결실
공기 줄이고 공사비 30% 절감
![[르포] 5G 구축 현장 가보니](http://contents.dt.co.kr/images/202007/2020072302109931032009[1].jpg "[르포] 5G 구축 현장 가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2호선 을지로입구역 승강장에서 NIA(한국정보화진흥원)의 무선인터넷 속도 측정 앱으로 5G 다운로드 속도를 측정하자 화면에 1355.79Mbps 수치가 떴다. 같은 공간에서 측정한 LTE 다운로드 속도는 467Mbps. 기가급 속도인 5G와 무려 3배나 차이가 나는 데다, 상용화된 3.5㎓ 대역의 현재 5G 다운로드 최대 속도 1.33Gbps와 비교해도 유사한 수치다.
23일 오전 00시 50분, 지하철 운행이 종료된 직후 2호선 을지로입구역은 안전모와 노란 조끼를 착용한 네트워크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국민들이 5G를 실제 체감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발인 지하철에서 5G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일 낮 최고기온이 26도에 머물며 더위는 주춤했지만, 고온다습한 장마철 냉방장치도 가동하지 않는 지하철 역사는 그야말로 찜통더위를 방불케 했다. 마스크 사이로 맺혀지는 땀이 느껴지려는 찰나, 지하철 5G 공사를 위해서는 보통 새벽 1~4시 사이 짧은 시간에 작업이 이뤄진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5G 통신을 위한 장비는 대합실과 승강장, 그리고 터널에 설치돼 양질의 통신 품질을 제공하게 된다.
이날 현장에는 취재진뿐 아니라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통신 3사 네트워크 총괄 책임자,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등이 자리해 심야 시간대 지하철 5G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지하철 내 5G망을 구축할 때는 어두운 터널 내 광케이블, 전원설비 등 5G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고난이도의 사전 작업이 수반되며, 안전 문제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에만 5G 장비를 설치할 수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5G 주파수 특성상 LTE 대비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해 총 지하철 레인 기준으로 평균 150~200m 간격으로 더욱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즉, 공사시간이 길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2~3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통신사 엔지니어들이 하나의 지하철 역과 다음 역 구간까지 5G 기지국 공사를 마치려면 평균 12~18회 이상 지하철 레인이 깔려 있는 터널로 내려가야 하고 깊이만 평균 19.3m정도, 가장 깊은 곳은 55m에 달한다. 여기에 설치할 5G 중계기, 장비 등을 들고 내려가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현장에서 SK텔레콤 관계자는 "수도권 LTE 구축은 2년이 걸렸지만, 5G는 LTE보다 장비를 구축하는 데 3년이라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그러나 과기정통부와 서울교통공사, 이통 3사의 공동구축 합의를 이끌어 공사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고 공사비도 30%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5G 공동 구축 시 주관사는 공사 인허가 협의 및 광케이블, 급전선, 전원 설비 등의 기반시설 공사를 전담하고, 주관사가 기반 공사를 마치면 주관사와 참여사가 각 사의 기지국 장비를 설치·연동해 네트워크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날 장 차관은 참석자들과 함께 직접 5G 무선 신호 처리 장치를 확인한 후, 선로의 터널 구간의 5G 안테나 설치 공사를 점검했다. 장 차관은 "지하철 5G 구축 공사는 지하철 운행이 멈춘 심야 시간대에만 진행할 수 있어 특히 어렵고 힘들었지만, 통신 3사와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서울시의 적극 행정 덕분에 중간 목표점까지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으로는 5G 속도가 느리다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 코로나19와 같은 어려움에도 이통사와 지하철공사가 노력하고 있어 순조롭게 잘 구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주·대구·대전·부산 등 비수도권 지하철 및 수도권 9호선은 7월 22일 현재 구축이 완료됐으며, 2호선의 경우 석면과 내진보강 등 공사가 진행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8월부터 순환선 전 구간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호선 시청역·잠실새내역 및 지선(성수∼신설동, 신도림∼까치산) 구간은 지하철 환경 개선 공사 등이 완료된 후 망 구축이 진행될 예정이고, 통신사들은 내년 중반기까지 나머지 노선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네트워크 속도 측정은 이통 3사의 네트워크 속도 수치를 다 비교하는 방식이 아닌 1개사(SK텔레콤)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7월 말∼8월 초(잠정) 서울 및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하는 상반기 5G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은지기자 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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