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골목재생` 서울의 미래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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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골목재생` 서울의 미래가 아닌 이유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김정후 지음/21세기북스 펴냄


도시의 쇠퇴는 필연적이다. 20세기 후반 세계 대다수 대도시들은 이 문제에 봉착했다. 재개발, 뉴딜, 재생이란 이름으로 낙후지역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다 성공하고 있는 건 아니다. 번듯한 빌딩과 깨끗한 거리가 들어섰으나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도시재생의 조건을 공공공간, 보행중심, 시민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한다. 런던은 이 맥락에 따르면 성공한 도시재생의 모델이다. 그 바탕엔 시민, 정치인, 전문가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다.

저자는 템스강 남쪽 도시의 흉물이었던 발전소 빌딩을 테이트모던미술관으로 변모시키고(점) 이를 기점으로 북쪽 세인트폴 대성당과 밀레니엄브리지로 연결함으로써(선) 보행자 공간이 창출되고 템스강 남쪽 전체를 거대한 수변산책로 확장해 런던 전체의 균형적 발전(면)을 지향하는 런던의 도시재생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소개한다. 런던은 일찍 건설된 만큼 쇠퇴와도 일찍 마주했다.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재생작업에 들어가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도시재생의 모범이 됐다.

도시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도시들이 런던 모델을 따를 필요는 없다. 서울만 해도 우선은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급선무다. 물론 서울만 떼어놓고 접근할 순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런던처럼 시민, 정치인, 전문가들이 숙의에 숙의를 해야 한다. 정치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순 없다. 서울은 그동안 '골목재생' '도시마을사업' '협동조합운동' 등 1000만 시민의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었다. 도시는 우선 도시다워야 하는데 말이다. 저자는 건축, 도시공학, 지리학의 세계적 명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에서 지리학과 도시연구 펠로우로 연구활동을 해온 런더너이기도 하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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