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급` 판 커진 재보선… 고심하는 민주당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 상실땐
해당 선거구에 후보 추천안해
당헌 96조 2항 규정에 딜레마
서울·부산 단체장 포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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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급` 판 커진 재보선… 고심하는 민주당
침통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에 이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내년 4·7 보궐선거가 역대급으로 판이 커졌다.

의도치 않게 수도인 서울과 제2도시인 부산의 단체장 자리를 내주게 생긴 더불어민주당과 4·15총선의 대패를 설욕할 기회를 얻은 미래통합당의 계산이 빨라지고 있다.

속내가 복잡한 쪽은 보궐의 책임이 있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의 당헌 96조 2항을 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 전 시장과 박 시장이 모두 성추문에 휩싸여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터라 당헌 상 후보자를 공천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대선을 불과 1년 앞둔 선거인 데다 서울·부산 단체장을 뽑는 선거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은 오 전 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했을 때만 하더라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낸다고 하더라도 4·15 총선에서 확인한 부산 민심을 보면 당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판단도 우세했다. 문제는 서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은 포기하면 안된다는 기류가 생기고 있다. 서울은 박 시장이 내리 3선을 할 정도로 민주당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박 시장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으나 박 시장의 사망으로 수사는 중지됐으니 당헌에서 정한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한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도 피해갈 여지도 있다. 다만 민주당은 애도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중하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보궐선거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주자로 나선 이낙연 의원은 대선에 출마할 경우 3월에 사퇴를 해야 하는 입장이고, 김부겸 전 의원은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하고 보궐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통합당은 벌써 보궐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보궐선거는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통합당이 내년 보궐선거에서 주요 단체장을 석권한다면 2022년 대선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적임자를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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