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250억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으로 인수합병(M&A)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헌납으로 전환점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이상직 의원은 29일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히며 제주항공 측에 인수 재개를 촉구해서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은 체불임금 해소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와 지난 3월 발생한 '셧다운' 사태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올스톱된 상태였다.
지난해 발생한 일본 불매 사태와 올초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초유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2월부터 4개월 치 임금이 체불됐으며, 6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3월부터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국내선과운항을 모두 중단하는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다.
체불된 임금의 규모는 250억여원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 후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원했지만, 제주항공 측에서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스타항공 측은 체불 임금을 분담할 것을 제주항공 측에 제안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4∼6월 3개월치 급여를 포기하고, 남은 체불 임금의 일부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각각 부담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스타항공은 지난 26일 제주항공을 압박하기 위해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지만 이마저도 안건이 상정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임시주총은 거래종료 기한인 29일을 사흘 앞두고 제주항공이 추천한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해 인수 과정을 진행시키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계약 선결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진을 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같은날 제주항공은 전환사채(CB) 발행예정일을 '당사자들이 합의해 정하는날'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며 인수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CB 납입일을 기준 이날인 29일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점으로 봤던 만큼, 데드라인이 연장에 무게가 쏠린다.
다만 이달안에 M&A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창업주인 이 의원이 410억원 상당의 주식을 회사에 헌납하기로 한만큼, 제주항공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최종구(오른쪽) 이스타항공 대표가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