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넷 등에 양자암호통신 이전
우리넷은 광전송장비 개발·제작 업체다. 국내 최초로 테라급 '패킷·광 전송망(POTN)' 장비를 자체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암호화된 패킷 전송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KT가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 키 분배(QKD) 시스템'이다. 데이터를 해킹과 감청이 어려운 상태로 암호화하기 위해 양자로 만든 '암호키'를 통신망에 공급하는 양자암호통신 핵심 기술 중 하나다.
KT는 2018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작년 첫 양자 키 분배 시스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이후 '개방형 계층구조(Y.3800)' 표준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의 암호화 장비(Encryptor)와 양자 키 분배 시스템을 연동하고, 이를 지난 4월 경기도 일부 지역의 5G 네트워크에 적용했다. 그 결과 보안이 강화된 상태에서 고객 데이터 속도가 떨어지거나 지연 발생하지 않고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는 결과를 얻었다.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은 KT가 제안하고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이 제정한 국제표준이다.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정의했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들은 KT 기술을 이용해 양자암호 키 분배장비를 제작하고, KT와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 뒤 각종 양자암호통신망 구축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KT의 기술과 중소기업의 장비제작 노하우가 합쳐져 국내 양자암호통신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KT 기술이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고, 국제표준을 준수해 만들어진 만큼 많은 중소기업들이 시장 참여 기회를 얻게 됐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그동안 해외 제조사 주도의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시장이 형성돼 왔다. 원천기술 확보가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은 암호화 장비 분야에서 제한된 역할만 해 왔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상무)은 "이번 기술이전은 상생을 통해 양자암호통신 생태계를 견고히 하고, KT와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하고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과 교류해 한국 산업 역량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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