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미스터트롯, 끝나지 않는 신드롬](http://contents.dt.co.kr/images/202006/2020061002102269660001[1].jpg "[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미스터트롯, 끝나지 않는 신드롬")
프로그램이 끝났어도 신드롬이 계속 이어진다. 후속 편성된 '사랑의 콜센타'가 20%대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예능에선 20%대 시청률도 놀라운 기록이다. 거기에 더해 '미스터트롯' 7대 스타가 출연하는 '뽕숭아학당'도 10%대 시청률이다. 10%대가 현실적인 예능 대박 시청률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미스터트롯'에서 두 계단 떨어져서야 겨우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 수치가 나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스터트롯' 7대 스타가 게스트로 출연한 기존 프로그램들은 모두 시청률이 최소 2배 이상 뛰어올랐다. 거의 시청률 마법 수준이다.
기존엔 오디션 스타들이 막상 음원을 발표하면서 정식 가수 활동을 시작하면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대부분 오디션 이후에 인기가 점점 더 커지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먼저, 임영웅은 연일 CF를 찍으며 흔들리지 않는 상종가를 이어간다. '사랑의 콜센타'에서 시청자의 즉흥적인 돌발 신청곡을 마치 CD처럼 안정되게 부르며 오디션의 실력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영탁은 길었던 무명시절의 사연이 알려지며 응원의 열기가 더 커졌다. '미스터트롯'에서도 마치 나훈아처럼 무대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오디션 이후에 더 많은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무명시절 가수 활동에 희망이 안 보여 장차 교습으로 밥벌이라도 하려고 대학원에서 이론공부를 했는데, 그 내공이 지금 빛을 발한다. 남승민과 정동원에게 족집게 교습을 해주는 모습이 방송에 나와 영탁의 실력이 새삼 알려진 것이다.
이찬원은 구성진 꺾기로 좌중을 흥겹게 하는 가창과 귀여운 외모로 여전히 인기를 누린다. 오디션 이후에 연예대상을 목표로 한다는 그의 예능적 끼가 새롭게 알려졌다. 몇 달 동안 보지 못한 고향집 어머니와 통화할 때 아이처럼 우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 중장년팬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김호중은 오디션에서 압도적인 가창력을 보여줬고 특히 결승전에서 마지막으로 부른 '고맙소'가 역대급 공연이었는데도 불구하고 3위권 진입에 실패해 팬들이 크게 안타까워했다. 다른 결승 진출자들은 가족들이 함께했는데 김호중만 혼자여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힘들게 컸고 최근까지 고생만 하다 마침내 빛을 본 사연이 알려져 팬심이 커졌다. 김호중이 아직 빛을 못 봤던 시절에 어려운 아동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힘써 봉사상까지 받았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인성이 재평가됐다.
정동원은 오디션 이후 차근차근 성장하며 더욱 깊은 음악성을 보여준다. '미스터트롯' 결승전에서 할아버지의 애창곡인 배호의 '누가 울어'를 불렀다. 오디션에서 불리한 우울한 곡이었는데도 할아버지 생각에 선곡한 것이다. 그 이후 하동군 정동원길 선포식에서 이 노래를 또 불렀다.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서도 역시 이 노래를 불렀다. 정동원군이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행보다. 이래서 더욱 팬심이 강해진다.
장민호는 오디션 이후에 이미지가 훨씬 좋아졌다. 워낙 깎은 듯한 미남이라 인간미가 부족한 면이 있었는데, 예능에서 따뜻하고 '허당끼' 넘치는 아재의 모습을 선보여 인간적 매력이 대폭 강화됐다. 그러다보니 그가 부른 노래에 대한 호감과 기대감도 더욱 커졌다.
김희재도 '미스터트롯' 이후 '사랑의 콜센타' 등에서 다양한 무대를 소화하면서 더욱 팬덤이 커지고 있다. 아이돌 준비까지 했었을 정도로 안무에도 재능이 있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예능에서 보여준 밝은 모습도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이외에도 나태주, 신인선, 노지훈, 류지광 등 많은 출연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열기가 식지 않는 오디션은 처음이다. 오랜만에 나타난 매력적인 트로트 신인들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이다. 그만큼 트로트의 새바람을 기다려왔다는 뜻이다. 쉽게 사라질 트렌드가 아니다. 다만 방송가의 지나친 우려먹기가 식상함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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