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겨 진통 이어질듯
연합뉴스
여야가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까지 단 하루를 남겨뒀으나 줄다리기 협상만 이어가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한 시간 가량 막판 원 구성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 법정 시한인 8일까지 하루밖에 남지 않은 터라 시한 내에 협상을 매듭 지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 의장은 취임 후 첫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선한 자리에서 "지금은 상대 당을 설득할 때가 아니라 소속 당을 설득해서 양보안을 갖고 논의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역지사지에 따라 논의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이어 "8일은 국회법에 따라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날이다. 8일 정오까지 각 당은 상임위 선임 요청안을 의장에게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단은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 내용을 설명하려고 했으나 오늘은 말을 아끼기로 했다"면서 입을 다물었다. 김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돌아갔다.
한민수 공보수석은 회동 이후 "의장께서 상임위 선임 요청안을 낮 12시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니 (협상) 상황에 따라 늦출 수도 있다"면서 "회동은 끝났지만 비공식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8일 오전에도 만나서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법정 시한을 하루 앞두고도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만큼 법정 시한을 넘겨 여야 간의 진통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5일 21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통합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하게 밀어붙였던 터라 양당 사이의 앙금이 상당히 남아 있는 상태다. 더욱이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통합당이 위원장을 맡았던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합당에 넘겨줄 수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177석이라는 의석수를 앞세워 18개 상임위 위원장석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엄포도 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본회의를 강행한 민주당이 21대 국회 문을 열자마자 거대 여당의 독재를 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사위·예결위를 절대 사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가 공식 협상 테이블 외에도 막걸리 회동, 소주 만찬 회동 등을 벌이며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음에도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하고 쳇바퀴만 돌리고 있다.협상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쪽은 민주당이다. 177석 거대여당인 민주당은 이미 국회의장의 의사봉을 손에 쥐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일사천리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지난 4일 제출한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서둘러 처리하려면 상임위 구성을 한없이 늦추기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국회 운영이 반복된다면 민심이 금세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법사위와 예결위 중 하나를 통합당에 양보하는 선에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예결위보다는 법사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결위를 통합당에 넘기는 협상 카드를 내밀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통합당 역시 예결위보다는 법사위를 확보해야 야당으로서의 견제기능을 잃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전으로 빠질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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