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올 2분기 코로나19발 경기침체로 가전업계의 '어닝쇼크'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국내 대표 가전업체 삼성전자·LG전자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소모적인 공방을 '일시정지'하고 판매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상호 신고한 사건에 대해 심사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양사가 신고를 취하함에 따라 공정위는 어느 회사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초고화질 TV 시장에서 품질 우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적용한 올레드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LCD(액정디스플레이) TV에 퀀텀닷 필름을 입힌 QLED TV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QLED TV가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불구하고 'QLED'라며 자발광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공정위에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이에 삼성전자 역시 LG전자가 올레드 TV 광고에서 QLED TV를 객관적 근거 없이 비방해 부당한 비교·비방광고를 하고 있다며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LG전자를 맞신고했다.
8개월여간 끌어온 논란을 끝맺음한 이유는 초유의 비상사태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타격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올 2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적하락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아시아에 위치한 제조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미국·유럽 등지의 오프라인 판매점들이 막히며 업계에서는 해외 판매량이 반토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양사는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영업 정상화에 힘을 쏟기 위해 일시적인 화해를 선택했다.
실제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51조107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8.9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3% 줄어든 6조2983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의 선방으로 낙폭이 크지 않지만 가전 부문이 주력 사업인 LG전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정면으로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4.78% 감소한 13조3192억원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30억원으로 39.08% 급락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는 언택트 마케팅을 강화하며 충격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신제품 '더 테라스 TV'의 쇼케이스를 온라인상으로 실시하며 주목받았다. LG전자 역시 전략 스마트폰 'LG벨벳'과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출시행사를 온라인으로 중계한 바 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