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9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그동안 집값 하락세를 주도해왔던 강남 지역의 절세용 매물이 대부분 자취를 감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한동안 얼어붙었던 경기심리가 다소 풀린 가운데 금리 인하 영향까지 더해진 것도 하락세를 멈추는 데 한몫했다.
한국감정원은 1일 조사 기준 서울 지역 주간 아파트값이 전주 -0.02% 하락에서 보합 전환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3월 5주 이후 9주 만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달 보유세 부과 기준일을 앞두고 절세용 급매물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핀셋 규제를 받았던 강남 3구 일대의 대장주 아파트들은 최근 급락했던 가격을 빠르게 회복했다. 은마아파트와 삼풍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주력 평형들이 석 달 새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도 덩달아 늘었다. 신축 단지인 반포자이도 전용 84㎡가 최근 27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1억2000만∼1억7000만원 껑충 뛰었다.
강남 3구 일대는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계약일 기준 서초구는 올해 1월 33.29%였던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4개월 새 66.02%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41.98%에서 65.85%, 송파구는 18.26%에서 55.26%로 늘어났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하락세를 줄였으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도봉구와 노원구를 중심으로 상승 전환했다. 강북구는 2주 연속 보합에 머물렀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7% 오르며 상승폭을 더 키웠다. 풍선효과가 나타나 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 장안구는 0.49% 상승해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4배나 커졌고 영통구(0.27%)와 권선구(0.06%)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감정원의 분석처럼 급매물 소진, 금리 인하, 코로나 사태 봉합 등으로 더 이상 가격 조정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며 "다만 거래량이 아직 낮은 편이라 거래량 회복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아파트값이 9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서울의 한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급매물 시세가 걸려 있다.<연합뉴스>
올해 1월∼5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일대) 일대 시세구간별 아파트 거래 비중 현황.(단위: %)<직방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