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코로나 사태에 은행서 75조 대출받아 버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도 35조…"연체 문제 결국 표면화된다"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도 35조…"연체 문제 결국 표면화된다"
[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기업(자영업자 포함)과 가계가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경기 위축 상황에서 은행 대출로 연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다 28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줄어들면서 대출 증가세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간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75조4000억원 증가했다.
1월 말 기준 877조5000억원이었던 기업대출이 4월 말 929조2000억원으로 불어나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892조원에서 91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4월) 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증가액이 21조9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출 증가폭은 1년 전 대비 3.4배에 달한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급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이 기간에 29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중 16조8000억원이 자영업자 대출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민과 접점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먼저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23조7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은행에서 새로 실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 증가액 9조9000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 수준이다.
2~4월 중 전반부는 부동산 시장 관련 대출 수요가 많았지만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는 데다 28일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줄어 당분간 이 같은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이 갚아야 할 대출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받은 대출도 16만9000건에 달했다. 자금 규모로 따지만 34조9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대출로 버티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결국 빚을 갚지 못하는 경제주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상황에서 보듯이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일단락되는 사안이 아니므로 경제주체가 대출로 버티는 상황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은 대출 주체의 연체나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상황으로 문제가 표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다 28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줄어들면서 대출 증가세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간 기업과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75조4000억원 증가했다.
1월 말 기준 877조5000억원이었던 기업대출이 4월 말 929조2000억원으로 불어나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892조원에서 91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2~4월) 기업과 가계의 은행 대출 증가액이 21조9000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출 증가폭은 1년 전 대비 3.4배에 달한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급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이 기간에 29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중 16조8000억원이 자영업자 대출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국민과 접점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먼저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계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23조7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은행에서 새로 실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 증가액 9조9000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 수준이다.
2~4월 중 전반부는 부동산 시장 관련 대출 수요가 많았지만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코로나19에 따른 자금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는 데다 28일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부담도 줄어 당분간 이 같은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같은 기간 경제주체들이 갚아야 할 대출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조치를 받은 대출도 16만9000건에 달했다. 자금 규모로 따지만 34조9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대출로 버티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결국 빚을 갚지 못하는 경제주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상황에서 보듯이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일단락되는 사안이 아니므로 경제주체가 대출로 버티는 상황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은 대출 주체의 연체나 금융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상황으로 문제가 표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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