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짝퉁 중국`이 남긴 교훈

성승제 디지털전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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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짝퉁 중국`이 남긴 교훈
성승제 디지털전략부 기자
지난달 외신을 포함한 주요 신문 국제면엔 중국 제품이 화두가 됐다. 중국에서 수출하는 코로나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 의료 물품이 불량 논란에 휩싸여서다. '중국 짝퉁' '짝퉁 천국' 등 중국에서 보면 치욕스러운 단어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세계인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중국의 짝퉁 논란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중국은 시장 개방 이후 값싼 노동력이 주효했으나, 모조품으로 성장한 나라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제조 선진기술을 지닌 국가의 제품을 베껴 쏠쏠한 이익을 챙겼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이번 짝퉁 논란으로 중국은 많은 것을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여느 때보다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팬데믹 현상 이후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국가로 전 세계에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려 했다. 중국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매를 맞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다. 중국은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하는 한편, 마스크 외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완벽한 방역체계와 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미국과의 패권 싸움에서도 중국은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었을 터다.

하지만 짝퉁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도는커녕 자국 브랜드만 더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 내에서도 팬데믹이 중국엔 국제관계를 개선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국의 헛발질이 우리에겐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는 진단 키트 기술력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고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적힌 마스크와 소독제 등은 세계인들이 갖고 싶어 하는 의료품목으로 꼽혔다. 일례로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필리핀 해군의 2600t급 최신예 호위함인 '호세리잘'함을 최근 울산 본사에서 필리핀 수박항으로 출항시켰는데 여기엔 마스크 2만개, 방역용 소독제 180통, 손 소독제 2000개, 소독용 티슈 300팩 등 방역 물품이 선물로 담겼다. 마스크 외교가 성공했다는 의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팬데믹 현상에도 세계 최초로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고 최근엔 프로야구 개막에 이어 KLPGA 챔피언십 대회까지 열었다. 특히 프로야구와 KLPGA 챔피언십 대회는 외신 등에서도 생중계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의 눈과 귀가 코로나 이후 한국에 쏠리는 중이다. 마스크 외교를 넘어 선거와 스포츠 분야까지 본받을 모델로 부상한 것이다.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곧 세계 질서를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도 맞게 됐다. 정부도 한껏 고무돼있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가치인 '한국판 뉴딜'을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꼭 필요하며 반드시 성공해야 할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불안감도 엄습해온다. 그 근거는 바로 갈수록 비어가는 나라 곳간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재정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올해 1분기 8조5000억원의 세금이 덜 걷혔는데 나라 가계부 적자는 5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3차 추경까지 계획하고 있다. 국가 채무는 더 심각하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 50%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3년간의 문재인 정부의 경제행적도 불안감을 키우는데 한몫 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보면 대외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안은 곪아터질 위기에 놓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일자리다. 올들어 코로나사태가 터지기 전 일자리 통계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내부를 보면 재정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가 주효했다. 우리 경제의 주축인 30~40대는 청년에 치이고 노인에 밀려 최저치를 기록하는 게 다반사였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한국을 보는 시각이 이전보다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한국인이 보는 한국은 이전과 크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더 위태위태하다. 언제 재정이 파탄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처럼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면 그간 노력한 것이 모두 물거품되고 재정은 재정대로 붕괴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성승제 디지털전략부 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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