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압승 의미
국회의장·상임위원장 확보부터
선진화법·패스트트랙 추진 가능
군소정당은 사실상 존재감 잃어
국회의장·상임위원장 확보부터
선진화법·패스트트랙 추진 가능
군소정당은 사실상 존재감 잃어
박동욱기자fufus@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과반 획득으로 강력한 입법 추진권을 확보하며 정국을 주도하게 됐다.
여소야대였던 20대 국회에서 야당과 군소정당에 휘둘렸던 민주당으로서는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재신임'이라는 추진력과 21대 국회를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는 무기로 획득한 셈이다.
그러나 다시 '양당제로 회귀'하게 되면서 오래도록 굳어진 거대 양당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민심을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 기틀은 사라졌다.
◇'과반 넘어 180석' 넘보는 민주당= 민주당은 16일 1시 30분 기준(전국 개표율 80.8%)으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해 지역구 157석, 비례대표 17석 등 총 174석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오전 8시쯤 윤곽이 나오는 비례정당 선거 결과에서 최대 예측치를 얻을 수 있다면 180석 달성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민주당은 지역구 선거만으로도 과반 확보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민주당이 과반을 가져가면 21대 국회의 국회의장을 비롯해 주요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 20대 국회에서 여야 대립의 가장 핵심현안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남겨둔 쟁점법안 등도 가뿐하게 해결할 수 있다.
만약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5분의 3인 180석을 달성한다면 권한은 더욱 막강해진다. 20대 국회에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안긴 국회 선진화법도 민주당 의사에 따라 개정할 수 있고, 민주당이 내내 애를 먹었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으려고 택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24시간 안에 중단시킬 수 있는 칼자루도 얻게 된다.
실질적으로 단독 개헌(200석 이상)을 제외하면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셈이다.
◇실종된 다당제=민주당의 압승으로 21대 국회는 정치지형 자체가 재구조화 됐다. 여대야소 구도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20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터로 역할을 해왔던 민생당과 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사실상 존재감을 잃게 됐다. 20대 국회의 최대 성과로 꼽혔던 개정 공직선거법은 무력해졌다. 민주당과 민생당, 정의당 등은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 기회를 넓혀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이뤄냈다. 그러나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등장과 민주당의 더시민당 출범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무용지물이 됐다. 민주당이 170여석을 확보하고, 통합당이 110여석을 갖게 되면 300석 중 280석 이상을 양당이 나눠 갖는다. 군소정당은 21대 총선의 구원줄로 여겼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혜택은커녕 현상유지도 실패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의당 등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의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20대 국회의 성과였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1대 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버려야 할 폐기물로 전락했다.
장우영 대구카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20대 국회는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양당 체제를 고착화하고, 지역주의를 부활시킨 도구로 악용됐다"면서 "크게 보면 4·15 총선은 정치적으로 퇴행한 결과를 낳은 선거라 할 수 있다. 양당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군소정당이 소멸했다"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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