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3개월간 `양적완화`… 금융 시장 유동성 공급

환매조건부채권 무제한 매입 결정
외환·금융위 때도 없던 강력 조치
한전 등 공기업 발행 채권 8종 추가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韓銀, 3개월간 `양적완화`… 금융 시장 유동성 공급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방안회의 후 가진 설명회에서 한은 간부들이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김현기 금융시장국장, 윤면식 부총재, 박종석 부총재보, 이상형 통화정책국장.

한국은행 제공

韓銀, 3개월간 `양적완화`… 금융 시장 유동성 공급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3개월 간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펼치는 양적완화(QE)와 같은 것이다.

26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공개시장 운영대상 기관과 대상증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규정과 금융기관대출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우선 4월 2일부터 6월 말까지 주 단위로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가 도입된다. 무제한 RP매입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전례 없는 조치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91일 만기의 RP를 일정금리 수준에서 매입한다. 금융기관 신청액을 전액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RP 거래 대상이 되는 적격증권만 제시하면 매입 요청한 금액을 모두 사들이겠단 것이다.

금리는 기준금리(0.75%)에 0.1%포인트를 가산한 0.85%를 상한선으로 설정한다. 입찰시 모집금리를 공고할 예정이다. 한은은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하고, RP 매매 대상증권도 한국전력 등 공기업 발행 채권 8종을 추가했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비은행기관과 RP 거래를 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 만이다. 이날 금통위 결정에 따라 한은과 RP 거래를 하는 증권회사는 5개사에서 16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대상 증권도 한전,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채권이 추가된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3월말 상황을 많이 걱정하고 있는데, 시장이 정상일 때도 분기 말에는 자금수요나 재무비율관리를 위해 시장이 경색된다"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가장 신용이 높고 유동성이 높은 국고채를 1조5000억원 규모 매입했는데, 금융시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시장은 국고채가 아닌 여타 채권시장"이라고 말했다. 회사채에 대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국회 동의는 별개 사안이라고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선을 그었다. 윤 부총재는 "정부가 한은의 회사채 매입을 보증하면 금통위가 공개시장 조작 대상으로 결정하는 게 쉬워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주요 선진국이 취한 양적완화는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낮춘 다음, 더 이상의 정책여력이 없어 돈을 국채매입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한은이 발표한 전액공급방식의 유동성 지원제도는 성격이 다르지만 시장수요 전액을 공급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양적완화로 봐도 크게 틀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