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 '솔벤시Ⅱ 경과조치 개정논의와 시사점 보고서 발표'
경과조치 도입사, 고위험 자산 투자·고위험 상품 판매유인 존재
공시·내부통제 프로세스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 지적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신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도입에 따른 경과조치 적용 시 기준의 일관성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유럽이 킥스와 유사한 자본규제인 솔벤시Ⅱ의 도입에 따른 경과조치 적용으로 형평성 등의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솔벤시Ⅱ 경과조치 개정논의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솔벤시Ⅱ는 유럽이 지난 2016년 도입한 제도로, 킥스와 유사한 자본규제이다.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해도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금을 쌓게 하는 자기자본 규제제도를 의미한다. 경과조치는 솔벤시Ⅱ의 급격한 전환에 따른 보험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된 조치이다. 예컨대 보험사들이 특정 적용기간(16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책임준비금을 준비하는 등의 방식이 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경과조치를 적용한 유럽 보험회사는 168개사로 이중 139개사는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자본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과조치를 신청했다.
문제는 보험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 '경과조치' 적용이 형평성 등의 문제점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경과조치를 적용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 불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되는 등의 문제점이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실제 유럽의 8개국은 지난 2016년 1월 1일 이후 추가 승인을 허용했으나, 4개국은 허용하지 않는 등 추가승인에 대한 기준이 일관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 감독기관은 2032년보다 조기에 경과조치를 종료하는 것에 동의했으나, 일부 감독기관은 경과조치 종료 후 재신청을 허용하는 것에 동의했다.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15일 공개협의안을 통해 경과조치 적용에 관한 공시를 강화하고, 경과조치 추가승인에 관한 기준을 제시한바 있다. 공시의 경우 경과조치 적용 이유, 경과조치 적용 시 지급여력 영향, 적용기간 종료 시 경과조치에 대한 의존성 감소 전망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기준을 정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경과조치를 도입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 불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돼 시장 경쟁이 왜곡될 수 있으므로 승인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위원은 "경과조치를 도입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고위험 자산 투자 및 고위험 상품 판매 유인이 존재하므로 공시 및 내부통제 프로세스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