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책금리 변동이 한국 채권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움직임이 한국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의미다.
30일 한국은행은 조사통계월보 1월호에 실린 '미국 통화정책이 국내 채권 및 외환스왑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미국 통화정책 충격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22%포인트 내려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실제 분석 결과 금융위기 이후(2009∼2019년 3월) 예상치 못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18%포인트, 3년물은 0.22%포인트, 5년물은 0.24%포인트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전(2001년 1월∼2019년 3월)까지 넓혀 분석해 보면, 미국 채권금리 하락 시 국고채 1년물은 0.14%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채권금리가 미국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해진 셈이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국내 금리에 대한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며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주요국 정책의 변화 등을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안잔자산으로서 미 달러화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미국 통화정책 등 글로벌 요인이 여타국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8년 중 수출입 거래의 미 달러화 결제비율이 각각 84.5% 및 80.2%를 차지하는 등 대외개방도가 높고 미 달러화 의존도가 큰 편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