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전통 굴뚝산업의 대명사인 조선소가 인공지능(AI)과 5G 증강현실(AR)로 무장하며 최첨단 IT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투자와 협업의 투트랙 전략을 통해 4차 산업기술 선도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독자모델 엔진인 힘센엔진(HiMSEN)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기존보다 10% 이상 연료비 절감 효과를 내는 선박운전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적용된 핵심기술은 운항 중인 선박 내 기자재의 가동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최적의 경제운전을 지원하는 지능형 선박기자재관리솔루션(HiEMS)과 인공지능(AI)이다.
4차 기술의 핵심은 부산에 위치한 통합관제센터에 있다. 이 센터는 각 선박에서 수집한 정보를 육상 센터로 보내 AI가 분석·판단하고 다시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센터는 원격 모니터링을 비롯해 부품·정비와 연계된 예방진단 서비스를 제공해 스마트 엔진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로 4차산업 기술경쟁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22년말까지 판교에 그룹 통합 R&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인데 투자규모만 3600억원에 달한다. 사측은 5000여명 규모의 R&D 인력을 센터에 한 데 모아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독자 기술개발과 동시에 협업을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기술접목 속도를 높인다. 지난해 KT와 손잡고 스마트조선소 구축 협약을 맺고 '5G 기반 스마트조선소' 구축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산업안전,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먼저 5G 통신을 도입해 전파가 잘 닿지 않던 선박 시운전 구간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대용량의 도면을 빠르게 다운로드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5G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또 5G 증강현실(AR) 서포터를 통해 작업장에서 필요한 도면, 문서, 동영상 등을 비롯해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5G 기반의 360도 웨어러블 넥밴드와 360도 스마트 관제시스템은 산업안전을 담당한다. 이들 기술은 밀폐공간·사각지대에서의 화재 발생이나 유해가스 유출 등 비상상황을 바로 감지할 수 있어 긴급상황에서의 구조조치 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갑 회장은 올 신년사에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하는 최첨단 조선, 에너지 그룹으로의 변신"을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그는 "5G, ICT융합, 빅데이터를 통한 스마트조선소,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해왔고 더욱 속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룹의 모든 조직, 제도, 방식을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십, 스마트팩토리 등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선도하고 있다"며 "선박에 ICT기술을 접목해 운항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작업장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