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파업천국` 분쇄 없인 미래 없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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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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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파업천국` 분쇄 없인 미래 없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
정부는 지난 12월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2.4%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 기반 확충, 미래 선제 대응의 4대 정책방향도 제시했다.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0.1%포인트 높다. 민간 경제연구소와 주요 투자은행 전망치보다도 상당히 높다.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로 대중 수출이 늘어 성장에 기여할 것에 기대고 있다. 512조원 슈퍼 예산도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12개월 연속 줄어든 수출이 반등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투자 여건도 녹록지 않다. 작년 기업의 해외투자는 497억 달러인데, 외국인 국내투자는 172억 달러에 그쳤다. 고비용·고규제를 벗어나기 위한 기업의 '한국 탈출' 러시를 탈피해야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하나의 일자리, 단 한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뭐든 다할 수 있다는 각오로 앞장서라"고 경제 주체의 분발을 촉구했다.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의 투자 지표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친기업· 친투자 정책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투자는 살아나지 않는다. 적폐 청산, 불량 기업인 단죄와 같은 엄혹한 상황에서 투자라는 꽃이 피기는 여전히 어렵다.

미국은 지난 11월 26만6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실업률은 1969년 이래 최저치인 3.5%다. 시간당 임금도 3.1% 상승했다. 지난 1년간 220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다우지수, 나스닥지수가 연일 상승하고 기업인의 투자심리가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다.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배경이다. 하원의 탄핵 소추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큰 동요 없이 순항하고 있다.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에 밀려 150만명이 이용하는 '타다' 서비스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인공지능, 정보산업 기초가 되는 데이터 3법 제정이 여전히 유동적이다. 인공지능 산업은 경쟁국인 미국에 2년 이상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중국에서도 시행되는 원격의료 역시 한 발자국도 못나가고 있다. 제한된 시범 서비스만 20년째 계속하고 있다. 원격의료 관련 규제가 혁파되면 18만~37만개 일자리가 생겨난다. 32개 파견 업종의 제한을 풀면 9만개 일자리가 창출된다. 숙박공유, 승차공유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대형마트 규제가 7년째 계속 되고 복합몰도 대형마트 수준으로 각종 영업 제약을 받고 있다. 시장의 눈높이에 못미치는 규제 현실에 정세균 총리 후보자는 국민이 규제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고용 여건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4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일자리가 창출되었지만 대부분 50~60대 단기 일자리다. 세금으로 만든 관제 일자리일 뿐이다. 소등하기, 학교급식 지원, 쓰레기 줍기 등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경제의 허리격인 40대의 일자리가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 기업의 비정규직 정규화 정책과는 상반되게 비정규직이 오히려 늘어났다.

저출산·고령화의 여파로 2028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약 260만명 준다고 한다. 평균 연령은 2018년 41.7세에서 2028년 46.7세로 높아진다. '생산현장의 고령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결국 노동개혁이 답이다. '파업하기 좋은 나라'에서 '일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7~17년 한국의 노동손실 일수는 영국의 1.8배, 미국의 7배나 된다. 노조원 1만명당 노동쟁의 건수 역시 월등히 높다.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경쟁국 수준의 노사협력 풍토가 조성되지 않으면 기업 활력은 살아나지 않는다.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의 쌍끌이 개혁으로 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여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국민도 경제도 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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