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업자 역차별 문제 촉발
ISP, 사용료 등 구속력 강화 주장
CP는 가이드라인 자체 반대 입장
"새로운 갈라파고스적 규제 불과"
ISP, 사용료 등 구속력 강화 주장
CP는 가이드라인 자체 반대 입장
"새로운 갈라파고스적 규제 불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연내 망 이용 계약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확정될 방침인 가운데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통신사 진영인 ISP(인터넷제공사업자)들은 초안에서 더욱 구속력 있는 내용이 최종안으로 확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인터넷업체를 비롯한 CP(콘텐츠사업자)들은 가이드라인 제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지는지를 점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방통위는 5장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ISP와 CP 간 분쟁으로 사용자들이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고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중에 있다. 실제 구글과 넷플릭스 같은 해외CP는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는 반면에 네이버는 연간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 수준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사들은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면서 가이드라인 규정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방통위가 발표안 초안으로는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의 협상력 우위와 지배력 편중, 망 사용료 차별논란 등을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5일 공청회 당시에도 반상권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망 이용계약은 자율협상으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라 면서 "계약 과정에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고 사업자 간 논란이 일어나 최소한의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콘텐츠 제공사들은 방통위 가이드라인의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고, 국내 사업자에 대한 새로운 규제로 자리매김할 '갈라파고스적' 가이드라인 제정 절차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가이드라인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망 이용계약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관련 법령을 해석하는 데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업체들은 해외 업체라는 이유로 가이드라인 적용을 회피할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 사업자들은 고스란히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가이드라인 초안에서 ISP와 CP 간 쟁점 조항은 11조 (콘텐츠 제공사업자 등의 의무)다. 3조(적용범위)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11조에는 "CP 등은 책임 하에 있는 인터넷 트래픽의 경로 변경, 트래픽 급증 등으로 이용자 콘텐츠 이용에 현저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ISP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고 명기돼 있다. 이것은 콘텐츠 업체들이 통신사에 해당 내용을 '통보'만 하도록 되어있는 것으로, 통신사 진영에서는 콘텐츠 이용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될 경우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또한 통신사들은 "기존 망 이용계약뿐 아니라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해외 콘텐츠업체들도 포괄하자는 취지로 가이드라인이 수정돼야 한다"며 조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방통위는 연내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후 1개월 이후부터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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