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 알츠하이머 10년째 투병… 프랑스서 요양중

당대 최고 인기 24차례 여우 주연상
"자녀와 동생 구분하기도 어려운 상황
자꾸 잊어버려 같은 질문 100번도"
바이올리니스트 딸 진희씨가 보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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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정희 알츠하이머 10년째 투병… 프랑스서 요양중


배우 윤정희(75·사진)가 10년째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3)의 내한 공연을 담당하는 공연기획사 빈체로에 따르면 윤정희는 최근 자녀와 동생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츠하이머가 심각한 상황이다.

요리하는 법도 잊고, 밥 먹고 나면 다시 밥 먹자고 하는 정도까지 악화했다고 빈체로 측은 전했다.

백건우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정희에게 10년 전 시작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해졌다. 안쓰럽고 안된 그 사람을 위해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고백했다.

또 백건우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데 우리가 왜 가고 있냐고 묻는 식이었다. 대답을 해줘도 도착하면 또 잊어버렸다"며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한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건우는 이어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에 대해 "무엇보다 본인이 너무 힘들어했다. 특히 연주 여행을 같이 다니면 환경이 계속 바뀌니까. 여기가 뉴욕인지 파리인지 서울인지. 본인이 왜 거기 있는지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초 한국에 들어와 머물 곳을 찾아 봤다. 도저히 둘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너무 알려진 사람이라 머물 곳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때 고맙게도 딸이 돌봐줄 수 있겠다 해서 옆집으로 모든 것을 가져다 놓고 평안히 지낸다. 지금은 잘 지낸다"고 밝혔다.

윤정희는 최근 병세가 심각해져 주로 딸 진희 씨(42) 집에 머물고 있다. 백건우와 딸 진희 씨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딸 진희씨는 "엄마는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지만 병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로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며 시차와 환경이 바뀌는 게 이 병에는 가장 안 좋다고 한다. 5월부터 요양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 속에 과도하게 쌓이거나 뇌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연 윤정희는 단역 혹은 조연부터 시작한 문희, 남정임과는 달리 첫 영화부터 주연을 꿰차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그는 지금까지 330여 편에 출연했으며 최근작은 2010년 영화 '시'(감독 이창동)다. 그동안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 24차례에 걸쳐 각종 영화상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윤정희는 '건반 위의 구도자'로 통하는 백건우와 1976년 파리에서 결혼했다. 두 사람은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 '잉꼬부부'로 알려졌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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