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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원생, 열악한 처우에 노출”…하루 10시간 근무에 휴일 강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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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원생 10명 중 6명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물러 있으며, 휴일 출근이 강요되거나 공식 휴가가 없는 등 열악한 연구환경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연구과제 수행이나 조교활동 등의 명목으로 받는 지원비도 월 평균 125만원 미만에 그쳐 경제적 어려움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열악한 처우와 대우로 인해 국내 학위과정의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8일까지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전일제 대학원생 13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업무와 처우, 진로·취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공계 대학원생은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연구활동을 수행하면서 공식 휴가도 제때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2%가 주중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무르면서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휴일에도 강제적으로 연구실에 출근(16%)하거나, 공식 휴가가 전혀 없는 경우도 29%에 달해 매우 열악한 업무 환경에 처해 있음을 보여줬다.

이들은 평균 1.5개의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활동 외에 '연구실 행정'과 '연구실 실험장비 관리', '학과·학회 등 행정 및 행사 준비' 등의 순으로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응답자의 40%는 이런 업무가 연구활동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처우도 상당히 낮았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조교활동과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해 받는 지원금은 '월 평균 100만원 이상 125만원 미만'이 전체의 1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학생별 편차도 커 월 평균 25만원 미만(3%)부터 300만원 이상(1%)까지 응답자별로 다양했다.

진로나 취업 관련 상담이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34%는 '학교 내에서 졸업 현황과 진로 정보를 상담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으며, 40%는 '모르겠다'고 응답해 진로나 취업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다.


연구직이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한 정보나 교육·지도를 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81%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학위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입학시점으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학과·대학·연구실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7%에 그쳤고, 유학과 취업을 모색하겠다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이들은 논문과 연구와 관련해 지도교수로부터 주 1회 이상 정기적인 지도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연구자에게 필요한 논문작성 등에 대한 정보나 교육은 지도교수(31%)보다 연구실 선배(38%), 인터넷 정보(16%) 등 다른 경로를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11월 14일(연세대), 11월 23일(대전, 카이스트)에서 '이공계 대학원생 처우 개선을 위한 타운홀 미팅'을 가질 계획이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이공계 대학원생은 우리의 미래 과학기술 역량을 좌우할 핵심 주역으로, 뛰어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잘 갖춰 나가야 한다"며 "타운홀 미팅을 통해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충에 귀를 기울여 해결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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