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원장 국정감사서
"공공입찰 제한·영업정지 부작용"
기업 존폐·하도급 피해 등 야기
임원교육·표창수상 혜택엔 신중
"공공입찰 제한·영업정지 부작용"
기업 존폐·하도급 피해 등 야기
임원교육·표창수상 혜택엔 신중
하도급법 벌점제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벌점이 누적된 기업이 이전 하도급 문제를 개선하면 벌점을 깎아 주는 감경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한 두 번 불공정 거래관행으로 기업이 공공입찰에서 자격 제한을 받거나, 영업정지를 당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공정 하도급거래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벌점제가 네거티브(부정적인) 모습도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예로) 한 번만 잘못한 경우도 공공입찰에서 제한되거나, 영업정지 당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새로운 계획으로) 그간의 벌점제를 강력하게 실행하는 한편, 하도급 문제를 개선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누적된 점수를 감경하는 쪽으로 시행령을 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폐지된 '임원급의 하도급법 교육 이수'나 '표창 수상'의 재도입을 주장해왔으나,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신중한 입장이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 과장은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하도급법 위반 벌점제 정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교육과 표창과 같은 방법을 통한 경감 사유 제외는 (지난해 12월 제외를) 천명한 상태라 여러가지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8년부터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을 억제하기 위해 벌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벌점은 해당 사건의 성격에 따라 과징금 2.5점이나 고발 3점 등으로 부여되며, 최근 3년간 기업이 받은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공입찰 참가 자격제한, 10점을 넘으면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받게된다. 이 경우 해당 기업들은 표창수상이나 임웝급의 하도급법 교육 이수 등을 통해 벌점을 깎아왔으나, 이마저도 지난해 12월 폐지돼 유인책이 없어진 상태다.
공정위의 벌점 감경제 조치는 그간 벌점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학계와 업계 의견과도 맥이 닿아 있다. 단 몇 번의 조치로 벌점이 누적되어 영업정지 요청에 이르면 기업 활동의 존폐를 결정할 뿐 아니라, 하도급 업체 피해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공정위의 벌점부과에 맞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문제를 장기화해 이 또한 하도급 업체의 피해를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난설헌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기업들이 시정조치와 과징금 제재로 한 두 차례 벌점이 부과되면 영업정지 요청에 이르게 되는 상황"이라면서 "기업 사업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