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 6월 라면 시장 점유율은 24.8%(AC닐슨, 수량 기준)에 머물렀다. 오뚜기의 월간 시장 점유율이 25%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7년 4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출시한 쇠고기미역국라면이 '대박'을 터뜨리며 겨울 시즌인 11~1월 점유율을 28%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2분기로 들어서면서 미역국라면의 인기가 빠르게 식은 데다 올해 새로 선보인 미역초비빔면, 와사비 진짜쫄면 등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점유율이 급락했다.
이에 최근 들어 저가 라면 '오!라면'과 마라 트렌드에 맞춘 마라샹궈면 등 신제품을 연이어 내놨지만 점유율 반등의 계기로 삼기에는 약하다는 평가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오뚜기가 판촉비용을 축소하면서 시장점유율이 주춤한 상태"라며 "최근 연달아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라면 점유율을 회복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제품 민감도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그간 라면 시장을 점령했던 프리미엄 라면 대신 기존 스테디셀러로 돌아가고 있는 것도 오뚜기엔 악재다. 진라면과 참깨라면 외 분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라인업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 상위 10위 브랜드 중 오뚜기 제품은 2위 진라면 1개 뿐이다. 농심은 신라면(1위)과 짜파게티(3위), 육개장(4위), 너구리(5위), 안성탕면(6위) 등 5개 제품이 순위에 올랐고 팔도와 삼양도 각각 2개씩을 순위에 올렸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연속으로 100억원을 넘겼던 쇠고기미역국라면은 2분기 들어 매출이 3분의 1로 급감하며 순위권 밖으로 빠져나갔다. 국물라면 비수기인 여름 시즌 영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낙폭이 크다는 평가다. 여름 들어 미역을 이용한 비빔면 제품들이 연이어 실패하며 '미역 라면'에 대한 이미지가 하락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농심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기호가 프리미엄 라멘에서 가격 거품을 뺀 기존의 실속형 라면으로 회귀하면서 점유율 회복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의 확장 제품이 인기를 끄는 최근 트렌드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농심에 유리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성수기 시즌과 맞물리며 농심이 점유율 50% 후반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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