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공동대책위원회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향해 분쟁 조정 압박에 나선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키코가 분쟁조정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키코 재조사를 추진하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새 수장이 될 은 후보자의 키코 관련 입장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5일 키코 공대위는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은 후보자 청문회의 키코 관련 질의서 내용 공유 등을 골자로 하는 제 11차 기자 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키코 공대위 관계자는 "키코 피해기업 4개사의 분쟁조정위원회 재조사 결과가 임박한 이 시기에 새로운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내정, 유암코 움직임으로 인한 일성하이스코 울산공장 매각 추진 등으로 분조위 결과가 늦춰지고 있다"며 이번 기자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 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에서 환율이 급등했을 때 은행과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중견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거나 심지어 환차손으로 흑자 도산했다. 이 중 일부 기업이 은행 등이 키코를 불완전판매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은행의 배상비율을 5~50% 정도로 책정했다.
윤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키코 재조사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금감원 분쟁조정은 키코와 관련해 사법적 판단을 받지 않은 일성하이스코·남화통상·원글로벌미디어·재영솔루텍 등 4개 기업과 이들에 키코를 판매한 신한·우리·씨티·KEB하나·대구은행·KDB산업은행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앞서 "키코가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발언을 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이견을 보였다. 키코 공대위는 당시 이 같은 발언에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은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키코 공대위도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키코 분조위는 윤 원장의 이달 개최 의지 표명에도 아직 개최 날짜를 확정하지 못한 채 분쟁조정 배경 등에 대한 의견만 공유한 상태로 전해졌다.
키코 공대위 측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시 나올 키코 관련 질의서 내용을 공유할 방침"이라며 "일성 울산공장의 매각 시도 사건·해고된 키코 담당자의 현황 인터뷰와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과 키코상품의 공통된 금융구조 설명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