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경고등 켜진 대동맥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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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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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경고등 켜진 대동맥
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심장은 1분에 4~8리터의 혈액을 전신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많은 양의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심장에서 나가는 혈관의 직경이 약 2~2.3㎝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굵은 혈관을 대동맥이라고 한다. 대동맥에서 뇌와 각종 장기 그리고 팔로 가는 혈관이 갈라져 나오다가 궁극적으로는 좌우 두 다리로 가는 혈관으로 나뉘게 된다. 과거에는 혈압을 수은 혈압계를 이용해 손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흔히 120/80이라고 하는 혈압은 120㎜와 80㎜ 높이의 수은 압력을 의미하며 물로 환산하면 160㎝과 110㎝의 물 높이에 해당하는 결코 적지 않은 압력이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훨씬 더 강한 압력이 대동맥에 가해지게 되고 그 압력을 대동맥이 감당하지 못하면 혈관벽이 늘어나 굵어지면서 혈관벽이 약해지게 된다. 그리고 같은 압력이어도 나이가 들어 혈관이 약해지거나 흡연을 한 경우,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에는 쉽게 혈관이 손상되며 그 밖에도 특정 유전질환이 있거나 임신 후반기 혹은 출산 시의 여성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이렇게 대동맥이 늘어나는 것을 '대동맥류'라고 한다.

대부분 만성적으로 일어나며 고령 환자들의 흉부 X-레이 사진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만약에 X-레이 검사에서 1년에 5㎜ 이상 사이즈가 증가하거나 또는 직경이 5.5㎝가 넘으면 대동맥 박리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복부에 커다란 덩어리가 만져져서 내원한 환자를 검사한 결과 10㎝가 훨씬 넘는 커다란 복부 대동맥류를 발견해 수술하도록 조치를 한 적이 몇 차례 있다.

혈관은 3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가장 안 쪽의 내막이 파열되면서 내막과 중간막 사이가 박리되어 그 틈으로 혈액이 들어가면서 대동맥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대동맥 박리'라고 한다. 이 때는 90% 정도에서 매우 심한 통증 즉 칼로 찢는 듯한 아픔을 호소하는데 대동맥 박리 환자의 80~90%가 고혈압이 있을 정도로 고혈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대동맥 박리가 오면 48시간 이내에 50%가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대동맥은 첫 부분은 심장에서 목 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상행대동맥이라고 불려지며 아치를 그리면서 U-턴하여 복부를 향해 내려오는데 이 부위를 하행대동맥이라 하며 하행대동맥은 다시 횡격막 위의 흉부 대동맥과 횡경막 아래의 복부 대동맥으로 나뉜다. 그런데 대동맥 아치에서 뇌로 가는 혈관이 갈라져 나가기 때문에 상행대동맥이나 대동맥 아치의 병변이 있을 때는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하면서 동맥경화로 생긴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지 않도록 하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행 대동맥의 경우에는 척수 및 각종 장기로 가는 혈관이 갈라져 나오는데 특히 척수로 가는 혈관이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경고등 켜진 대동맥


치료는 수술로 병든 혈관을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예후가 좋은 방법이지만 수술을 위해 대동맥을 차단하는 동안 특히 뇌와 척수의 손상이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수술 부위에 따라 인공 심폐기를 통해 필요한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거나 체온을 낮추어 뇌와 주요 장기의 활동을 저하시켜 적은 산소로도 손상 받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보호조치를 병행하게 된다. 그리고 대동맥이 커진 대동맥류와 대동맥 박리 때 수술 대신 스텐트를 삽입하여 내막의 역할을 대신하는 방법이 있다. 전신 마취 하에서 2, 3시간 만에 간단히 치유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병변의 부위가 스텐트 삽입이 가능한 부위여야 하고 또 심한 동맥경화가 있는 경우에는 곤란할 뿐더러 수술 후 장기 성적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서 시행하기는 곤란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아직 젊은 환자일 경우에는 주로 수술을 권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0년 대동맥류와 대동맥 박리 환자는 1만2000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2만4000명으로 7년 동안 무려 2배가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고령 인구의 증가 및 진단 기술의 발달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철저한 혈압관리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의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아직은 대동맥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대동맥 질환이 의심되거나 진단이 내려지면 최대한 빨리 대동맥을 진료하는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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