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완벽하게 시장경제 체제로 돌아간다. 부동산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일반적인 규제는 없다. 오히려 주택 구매를 장려한다. 게다가 매년 주택값이 상승하면서 부동산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게 바로 한국인들이 미국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이유다."
미국부동산협회 이사를 역임한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의 최태은 대표는 6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부동산 투자에 대해 칼을 빼들자 규제가 전무한 수준인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인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최태은 대표는 "투자사를 설립한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개인의 부동산 투자에 문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특히 정부 규제, 환율 변동 등으로 최근 1~2년 새 미국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부동산 투자에 대해 일반적으로 어떤 규제를 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없다"고 단언했다. 최 대표는 "미국의 부동산 규제가 한국과 비교하면 아예 전무한 수준이라 한국인 투자자들을 이끌었다"면서 "FBI(연방 수사국)나 IRS(연방 국세청)가 자금세탁이나 조직범죄에 부동산 투자가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지만 일반 개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은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지역 편차가 크지만 전 지역 평균적으로 매년 7%씩 주택 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다가 개인의 연간소득액에 비례해 양도소득세를 산정하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투자가 유리하다. 최 대표는 "양도소득세는 연간 소득이 4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 사이인 경우 약 15%, 소득이 4억5000만원을 넘는 경우 약 20%를 내면 된다"면서 "예를 들어 연간 소득이 4000만원 미만인 사람이 10억짜리 건물을 사서 20억에 팔았을 때 10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양도소득세는 전혀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미국의 주택 매매 장려 정책도 한국인 투자자 유치에 한몫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올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상환기간이 15년인 경우 2.85%, 30년인 경우 3.87%로 대학학자금대출 이자율(6.5~6.8%) 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주택담보대출(Mortgage) 중 이자 부분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렌트를 하는 것보다 아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미국 부동산 투자를 위한 최소 자본은 얼마일까. 최 대표는 "주택 구입을 위한 최소 자본은 약 3억원이며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역세권의 경우 100억원 이상이 하한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투자이민 (E2)을 신청해서 미국으로 건너오는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2억원 정도의 금액이 미국 내 비즈니스를 오픈하기 위해 요구된다"며 "또 상업지구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해서 가게로 운영하는 것을 희망한다면 주택구입자금에 추가로 4~5억원을 더 마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부동산 투자로 각광받는 지역 3곳을 꼽았다. 최 대표는 "메트로폴리탄이라 불리우는 워싱턴DC,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3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매년 꾸준히 상승세"라면서 "최근 아마존의 제2본사가 버지니아 주에 있는 크리스탈 시티로 이전하기로 결정되자 1년 사이에 인근 주택 가격이 약 47%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관심받는 부동산 투자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지난 5일 최태은 미국부동산협회 전 이사(미국 실버라인 부동산 투자회사 대표)가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사 9층 디지털타임스 내 회의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동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