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재정 포퓰리즘의 극단"
나경원 원내대표 대국민호소
與 "한국당 주장엔 정쟁만 있어"
나경원 원내대표 대국민호소
與 "한국당 주장엔 정쟁만 있어"
양보와 타협은 없었다.
6월 임시국회 정상화의 마지노선이었던 주말 협상 테이블이 깨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는 16일 "'경제실정 청문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보다 먼저"라고 최종 입장을 정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을 위한 협상 최종 시한을 주말까지로 못박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최후통첩에 맞불 대응을 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면서 "정부 말대로 대외여건 때문인지, 아니면 소득주도성장이나 다른 정책의 문제는 없는지,병명을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더 이상 각자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리지 말고, 한 곳에 모여 같이 토론하고 따져보자"면서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며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을 그대로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 나 원내대표는 "추경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재해재난 예산도, 또 경기 부양도 없다"면서 "단기알바 지원사업에 제로페이, 체육관 건립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항목들 역시 땜질 예산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또 "돈이 모자라 적자국채 3조 6000억원을 발행한다고 한다"면서 "재정 포퓰리즘의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가 최종적으로 '청문회'에 방점을 찍으면서 여야 협상 테이블도 복잡해졌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앞서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합의 처리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간신히 이견을 조율했으나, 이달 말 활동기한이 끝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연장 여부를 놓고 다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외에 한국당이 '경제실정 청문회' 요구를 고수하면서 국회 정상화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청문회를 수용할 의향이 없다. 청문회가 아닌 기획재정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현안질의로도 한국당이 원하는 대로 경제실정을 따져물을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논평을 내고 "한국당의 주장에는 '경제'는 온 데 간 데 없고 '정쟁'만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세계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우리나라의 경기 하방세가 장기화할 위험이 크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도 지금의 추경안보다 더욱 확장된 추경을 권고했을 정도로 경기 부양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면서 "원인과 진단, 처방은 나와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 국회의 시급한 논의들을 외면하고 내팽개쳤던 한국당이 이제야 들고 나온 경제청문회는 참으로 뜬금없고 갑갑할 노릇"이라며 "추경의 적시집행은 놓친 채 다시 기약 없는 시간을 들여 원인을 찾고 진단을 하고 처방을 다시 쓰자는 것은 사실 현재의 위기에 손 놓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봐선 (협상이) 깨졌다"면서 "이 원내대표를 만났고, 나 원내대표는 만나지 못해 통화를 했다. 여전히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양보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협상이 무산되면서 한국당을 배제한 여야 4당 만의 국회 소집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주말까지 한국당의 국회 복귀가 없을 경우 한국당을 배제하고 국회를 소집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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