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촉구`에도…北조문단, 결국 안온다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지난 10일 밤 별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해 북한의 조문단이 파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조문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일본 언론에서는 '온다'는 전망까지 내놓았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은 셈이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2일 "정부가 북측으로부터 조문단은 보내지 않고 연락사무소를 통해 조화와 조의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소로 이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희호 여사에 대해 북한 조문단이 파견 될지 여부는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조문단이 파견될 경우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북 간 대화 분위기를 열 신호탄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서울에 조문단을 파견, 이명박 정부 첫 남북고위급 회담을 하는 등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낸적이 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의 조문단 파견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희호 여사는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는데 북쪽에서 조문단이 좀 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치적 의미를 떠나서 인간 도의적으로 반드시 이 여사에 조문 사절을 보내야 한다. 이희호 여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북한을 방문해 조문했고 이때 아마 한국 최초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한 발 더 나아가 북한의 조문단 파견이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최고 정책결정자인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급 인사가 파견될 것으로 전망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도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 조문단 파견이 무산되면서 조문단 파견을 통한 남북 대화 분위기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으로부터 현재의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간 남북이 대화의 명분이 필요할 때 조문을 핑계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조문의 정치'를 활용해왔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불편함을 느낀게 아닌가 한다"고 짚었다. 보수 성향의 한 바른미래당 의원 또한 "여권의 주장대로라면 김정일 위원장을 조문갔던 사람에게 북한이 모두 조문을 가야한다는 뜻인데, 과연 북한이 그러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 조문단의 파견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의 당정협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조문단 파견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임재섭·윤선영 기자 yj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