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혁신 키워드는 데이터… 시민 자발적 참여가 핵심"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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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혁신 키워드는 데이터… 시민 자발적 참여가 핵심"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사진 왼쪽부터 테드 로스 美LA 스마트시티 책임자(CIO), 사이러스 샤하비 美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 허준 연세대 교수.

박동욱기자 fufus@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그들의 힘을 키우는 게 스마트시티의 핵심이다. 느리더라도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감하고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 미국 디지털도시 평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로스앤젤레스시의 테드 로스 CIO(최고정보화책임자)와 스마트시티 전문가인 사이러스 샤하비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스마트시티의 성공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주요 도시들이 디지털기술을 통한 도시혁신에 나선 가운데 두 전문가는 최근 한국을 찾아 서울시, 세종시 등 스마트시티 현장을 방문하고 협업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두 해외 전문가와 허준 연세대 교수에게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 추진방안에 대해 물었다.

참석자

"도시 혁신 키워드는 데이터… 시민 자발적 참여가 핵심"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테드 로스 美LA 스마트시티 책임자


테드 로스

美 로스앤젤레스시 스마트시티 책임자


운송·치안 등 디지털 기술로 해결

도시 이슈 최적화 시스템 구현해

시민들이 기술 개발과정에 참여

"도시 혁신 키워드는 데이터… 시민 자발적 참여가 핵심"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사이러스 샤하비 美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


사이러스 샤하비

美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


시민이 데이터 거래·생성 주체

위생·환경이슈 문제 대안 제시

공기·환경오염 데이터 제공해야

"도시 혁신 키워드는 데이터… 시민 자발적 참여가 핵심" [스마트시티 전문가 대담]
허준 연세대 교수


허준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공개·경쟁을 통한 생태계 구축

설계부터 이용방식 함께 해야

톱다운·바텀업 적절히 조화돼야



사회=안경애 과학바이오 팀장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LA시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로스 CIO=LA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도시라고 자신한다. 운송, 치안, 환경, 위생, 홈리스 문제까지 모든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고자 한다. 목표는 도시와 관련한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목표가 크다 보니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도시 운영을 완전히 디지털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앱과 가상 어시스턴트를 통해 시민과 시 정부가 소통하고 모든 행정업무와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구현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구현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샤하비 교수=가장 큰 차이는 시민의 힘이다. 시민들이 데이터를 생성하고 거래하는 주최로 등장하면서 힘을 갖게 됐다. 서비스의 수혜자로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해 실시간 교통흐름 정보를 제공, 내비게이션 앱이나 시 교통정보 서비스를 향상시킨다. 도시의 위생이나 환경이슈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는 현장사진을 올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행정 참여자로서 역할을 한다. 시민이 디벨로퍼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허준 교수=공개와 경쟁을 통한 생태계 구축, 연결과 지능화가 핵심이다. 또 작은 과제부터 시작해 규모를 키우는 단계적 접근방법, 정부 정보의 제한 없는 공개, 정부 내 다른 시스템 간의 연결도 중요하다. 이상적인 슬로건 보다는 단단하고 작은 솔루션 개발을 통한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수요를 찾아 기술을 엮어 해결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대해 나갈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LA 스마트시티는 방대한 프로젝트 인데, 언제 시작했고 종료 시점은 언제로 보는가.

-로스 CIO='네버엔딩 프로젝트'다. 시작은 수십년 전에 했다고 얘기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스마트시티라는 용어가 새로 쓰일 뿐 도시 운영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은 오래 전부터 시도돼 왔다. 과거 웹사이트,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제 블록체인, 인공지능, 머신러닝으로 키워드가 진화했을 뿐이다. 30년 전에는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몇가지 없었지만 이제 기술이 주는 기회가 너무 많아졌다. 다양한 기술을 조합·융합함으로써 도시는 더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됐다. 다양한 시도를 한 결과 지난 3년간 연속해서 미국 1위 디지털도시로 선정됐다.

◇핵심 기술 키워드는 무엇으로 보는가.

-로스 CIO=데이터다. 모든 것이 데이터 이슈다. 데이터 수집·관리·분석·활용 전 과정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도시 이슈에 최적화해 시스템으로 구현해야 한다.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는 센서와 IoT(사물인터넷)가 동원되는데 단순히 시 당국이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자가 돼 데이터를 생성하는 크라우드소싱이 활용된다. 사용자들이 만들어 기꺼이 제공하는 데이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이터 분석에서는 AI와 머신러닝, 자동화가 키워드다. 분석된 데이터는 마켓플레이스 또는 플랫폼에서 활용되거나 사고 판다. 데이터를 제공한 시민에는 인센티브나 리워드를 주기도 한다. 데이터 소유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한을 컨트롤하면서 원하는 곳에 제공하고 리워드를 받거나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데이터 소유자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규제에도 구애 받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최근 데이터 소유권이 이슈다.



◇데이터를 사고 파는 마켓플레이스 내지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로스 CIO=LA에서는 IoT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를 최근 만들기 시작했다. 센서, 액추에이터 등에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모이고 거래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LA는 '오픈 데이터 시티'를 지향한다.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연구, 공공서비스 등에 활용하려 한다. 관련한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한 이슈다.



◇한국과 미국의 스마트시티 접근법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지.

-허준 교수=미국의 스마트시티 개발은 시민이 고객이자 주도자로 참여하는 바텀업 방식이라는 점에서 톱타운 방식의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그 과정에서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내부 역량을 활용한 문제 해결에 우선을 둔다. 외주를 주더라도 이니셔티브는 시 당국이 가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스마트시티의 개념을 먼저 정의한 후 거기에 맞는 서비스를 위에서 정해 개발하는 접근을 편다. 너무 큰 그림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작은 것, 쉬운 것,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부터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 도시정보화와 최근 스마트시티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무엇으로 보는지.

▷로스 CIO=전자정부가 행정업무를 온라인화하는 것이었다면 스마트시티는 디지털혁신이다. 시의 일하는 방법과 시민과의 소통방법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예를 들어 LA에서는 시민들의 각종 궁금증을 챗봇을 통해 대화식으로 해결해준다. 이밖에도 정부와 시민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정부가 알아서 서비스를 바꾸고 시민들에게 이용하라고 밀어 넣는 게 아니라 설계부터 이용방식까지 시민과 함께 해 간다.

▷사하비 교수=교통 분야만 해도 내비게이션 앱, 차량공유 등 10년 전에는 없던 혁신적 서비스들이 현실화됐다. 데이터가 가져오는 혁명적 변화는 다른 도시 문제들도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도울 것이다. 공기오염과 환경문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시 당국이나 환경 관련 기관이 특정 지점에 측정소를 세워서 데이터를 얻었다면 이제 시민들이 데이터 제공원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측정에 관여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제공하는 '데이터의 민주화'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각 가정과 차량에서 공기오염 데이터가 모아진다면 시민들이 원하는 지점에 가고자 할 때 공기가 더 깨끗한 경로를 선택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u시티 등 기존 사업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시티의 핵심 성공전략은 뭐라고 보는가.

-로스 CIO=가장 진보된 스마트시티가 구현되려면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필요하다. 시 당국과 시민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협업하는 것이다. LA시가 내놓은 지진 예보앱의 경우 선보인 지 3일 만에 40만회 이상이 다운로드됐다. 시민들이 활발하게 사용하고 반응을 내놓고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개발단계부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참여시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정성 들여 개발해도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실패한 서비스다. 우리도 실패 사례가 많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지속 가능한 혁신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로스 CIO=LA시는 ICT 관련한 모든 투자가 스마트시티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 스마트시티 정책은 일종의 철학이다. 가능한 기술을 모두 동원해서 도시를 발전시키는 노력의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시민과 정치계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시의 책임자가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CIO는 기술적인 뒷받침을 한다.

그 과정에서 기술로 가능한 발전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투자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 LA시의 스마트시티 예산은 올해 9200만 달러에서 내년 1억500만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다. 다행인 것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비용이 점점 싸지고 있다는 것이다.

▷허준 교수=기존 도시와 신도시의 스마트시티 접근법은 달라야 한다. 특히 신도시는 수요자인 시민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미래도시에 대한 상상력에서 출발할 수 있지만 자칫 특정 주제에 매몰돼 도시를 개발하면 미래에 큰 짐이 될 수 있다. 변화 가능한 유연한 기반시설 구축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래에 자율주행 공유차가 보편화된다면 지하에 대규모로 건설하는 주차장 시설은 가까운 미래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많은 도시들이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데 얼라이언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샤하비 교수=스마트시티 추진과정에서 커뮤니티의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 커뮤니티에 정부와 스타트업, 기업, 시민이 참여해서 함께 머리를 맞대는 방식이다. 커뮤니티에 참여함으로써 대기업은 목말라 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기술 적용사례를 확보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협업기회를 갖고 최신 연구에서 나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이 만들어낸 기술과 제품은 도시에 도움이 된다.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시각을 가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해서 각각 다른 인센티브를 얻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만들어야 스마트시티가 성공할 수 있다.

-로스 CIO=배추와 고춧가루만 있다고 김치가 되는 게 아니듯 스마트시티도 다양한 접근과 시각,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조율이 필수다. 자칫 한 방향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생태계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문제를 파악하고 시민들에 전달하고 기업은 문제 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대학은 연구를 통해 그 과정에 도움을 준다. 한 가지 목적을 향해 급히 달려갈 게 아니라 공통의 목표를 위해 팀워크를 잘 구성해야 한다.

-모두가 주체가 되다 보면 자칫 혁신 속도는 느려질 것 같은데.

▷로스 CIO=이해관계자의 지지와 참여를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늦게 가는 게 낮다.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모아서 천천히 공감대를 이뤄가면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고자 한다. 이해관계자들의 만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면 더 편안하게 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허준 교수=바텀업 방식은 대체로 속도가 늦고 행정·재정적 지원 확보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양성의 장점은 있지만 통일된 서비스 제공이 힘든 점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가 취하는 톱다운 방식은 집중적인 재정지원을 통해 빠르게 일체화된 가시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지만 시민의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를 확산하는 데는 한계가. 톱다운과 바텀업 방식의 장점을 적절히 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도시에 조언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면.

-로스 CIO=스마트시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바꾸는 일이다. 무엇보다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당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확실히 정의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말하긴 쉽지만 실행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LA시는 가장 풀고 싶은 일이 치안이다. 우선 모든 시민과 경찰간의 소통 통로를 디지털화하려 한다. 또 경찰들의 각종 업무부담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줄여줌으로써 그들이 안전 업무에 집중하게 한다.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하려면 결국 내부 운영을 효율화하는 게 필수다. 모든 경찰이 업무시간의 15~25%를 문서작업에 할당하는 데 그 시간을 줄이면 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LA에 1만명의 경찰이 있는데 그들의 업무효율을 30% 높임으로써 1만3000명의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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