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난 자리서 공식선언
30년 반도체 내공 품은 자신감
"4차산업혁명으로 새시장, 승산"
30년 반도체 내공 품은 자신감
"4차산업혁명으로 새시장, 승산"
삼성, 반도체 위기 정면돌파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2030년 비메모리 세계 1위'를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공식 선언했다. 메모리에 비해 시스템반도체 영역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30년 가까이 쌓아온 내공과 4차 산업혁명으로 열리는 새 시장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하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대규모 투자를 수반해야 하는 만큼, 오너의 결단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선언이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으로 양산한 세계 첫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식을 열고 이같은 비전을 선포했다. 청와대와 정부도 이에 발맞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오는 2030년까지 R&D 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각각 투자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같은 투자로 1만5000명의 직접 고용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회사 측은 "(12인치 공장)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통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며 "65나노를 비롯한 구세대 공정에서도 센서 전용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8인치 공장은 "전장향, 사물인터넷(IoT)향 수요 증가로 생산성 향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과 관련해서도 "1분기 주요 고객사로부터 핀펫(FinFet) 기반 신규칩을 수주했다"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발표가 단순히 현 정부를 위한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제로 실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 새로 열리는 시장에서는 과거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때와 달리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키워왔다. 1994년 멀티미디어용 정지화상과 동화상을 압축, 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DSP(Digital Signal Processor)의 국내 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모바일 AP 브랜드인 '엑시노스'도 출시하면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서서히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용 이미지센서(CIS) 시장에서도 업계 최강인 소니와 1위 자리를 다툴 만큼 성장했다. 센서와 AP 등은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힌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역시 세계 2강으로 자리를 굳힐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이 사업부를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독립해, 작년 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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