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익 4조원대로 '뚝'
삼성, 반도체 위기 정면돌파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하락국면)'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근 10분기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실적 효자였던 반도체의 영업이익이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고,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수요 부진과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부품사업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만 가전사업은 프리미엄 TV 비중 확대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신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선방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신제품 판매 확대와 중저가 라인업 다각화 등에 힘입어 매출은 늘었지만,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다소 악화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52조3855억원, 영업이익 6조233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3.50%, 영업이익은 60.15% 각각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61%, 영업이익은 42.29% 각각 줄어든 숫자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반도체의 경우 매출 14조4700억원, 영업이익 4조12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비수기와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이 주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다만 128GB 이상 고용량 모바일 메모리와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공급 확대, 스마트폰용 AP와 모뎀 공급 확대, 8나노 공정을 앞세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신규 수주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의 경우 1분기 매출 6조1200억원과 5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계절적 비수기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주요 거래선의 수요 감소 등이 요인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패널 수요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대신 세트 부문은 나름 선방했다. 먼저 스마트폰이 핵심인 IM 부문은 매출 27조2000억원, 영업이익 2조27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조5000억원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7600억원 늘어난 숫자다. 회사 측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인해 전분기보다 매출을 크게 개선했다"며, 단 신제품 고사양화와 브랜드 마케팅, 중저가 라인업 교체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네트워크 사업의 경우 1분기 국내 5G 상용화 본격 추진으로 실적이 성장했고,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E부문의 경우 매출 10조400억원, 영업이익 54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800억원)보다 배 가까이 개선한 숫자다.
삼성전자 측은 TV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해서 늘리고, 생활가전 사업은 의류청정기와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뉴라이프 가전 제품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부품 사업은 메모리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대외 환경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며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는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 4조5000조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고, 사업별로는 반도체 3조6000억원, 디스플레이 3000억원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회사 측은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나, 메모리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