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포럼] 화웨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봐야 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03/2019032602102369061002[1].jpg "[포럼] 화웨이, 국가안보 차원에서 봐야 한다")
그러나 자체 보안성 검증이라는 것은 국가안보와 국익에 직결된 문제를 민간 보안전문가와 이동통신사가 참여하는 자문협의회에만 맡기는 듯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국가기간망이나 백본망 등 국가의 주요 기반인프라가 될 수 있는 장비의 도입은 정부차원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가안보와 국익 차원에서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국가안보 관점에서 검토해 보아야 한다. 장비 도입과 관련된 보안 문제는 도입단계에서 생각되는 고의적인 백도어와 비밀 칩, 실수나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취약점, 도입 이후 운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보안위협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입 단계에서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장비에 대한 CC인증(Common Criteria)은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취약점들에 대해 평가하였더니 안전하다는 정도의 의미이지, 도입 전후 단계에서 보안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준다는 의미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도입전 백도어 등 취약점을 찾아낼 만한 보안성 검토 전문가 그룹이나 전문기관 등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도입 후 운용 단계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보안 위협 등과 해당 국가의 요청을 받은 외국기업의 도청이나 정보 유출 등에 대해서 제대로 보안·관리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대응 능력도 미흡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도입장비나 인프라에 대해 상세히 알고있는 특정 기업이 그에 관련된 취약점 정보 등을 북한 등 사이버 공격 국가에 제공하여 범죄나 테러, 전쟁 등 사이버 공격에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번째로 국가이익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외국 장비의 초기 도입 비용은 비록 저가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후 장비 독점이나 종속으로 인한 고가 유지 보수 등으로 인한 전체적인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판단하는 것이 국가이익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국가 주요 통신인프라에 대한 해킹이나 국가망 셧다운 등의 사고 발생 시 외국기업으로부터 제대로 지원받지 못할 경우 생기는 안보 공백과 복구 등 국가비상계획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나 사회적 손실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중국의 화웨이 장비만이 국가보안의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스노든 사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 정부에 협조한 미국의 IT기업들의 모습을 보면 자국 정부의 요구에 반대할 수 있는 기업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도입 장비가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나 국가지도통신망, 국방망, 공공망 등 국가 주요 기반인프라 시스템에 사용된다는 점과 미국과 우리나라는 안보 동맹국가라는 관점에서 이를 검토하고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국가 주요 기반 인프라 시스템에 사용되는 장비들은 국가안보나 국익차원에서 가능하다면 국내기술로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환경을 고려해 부득이 외국장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라면 보안위협을 제거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국가적 역량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보안성 검토나 보안 관리를 비롯한 이러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우리나라 스스로 국가정보 주권을 확립하고 국가안보와 국익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5G통신장비 보안문제만이 아니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이 중추인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러한 문제에 수없이 봉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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