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협상서 합의 가능성
남북미중 평화 논의 직행 의미
대북제재 해제 요구 관심 증폭
주한미군 철수 추가 가능성도
남북미중 평화 논의 직행 의미
대북제재 해제 요구 관심 증폭
주한미군 철수 추가 가능성도
연합뉴스
美北 하노이 정상회담 D-1
청와대가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자 간 종전선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을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종전선언은 북한도 1차 회담 때부터 요구했던 것이었고, 미국도 최근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상응 조치 중 하나로 유력하게 꼽혔다.
하지만 이달 초 청와대가 종전선언은 이번 2차 회담에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이후 종전선언은 회담의 의제에서 배제된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청와대가 미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 기존 입장을 뒤집어 "미북 양자 간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데는 미국으로부터 '언질'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청와대의 발표에 앞서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미북 간 실무협상에서 종전선언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新)한반도체제' 구상을 밝히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천명한 것으로 미뤄 이번 회담에서 미북 양자 간 종전선언 합의가 확실시된다. 종전선언은 평화체제의 '입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 다르며,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종전선언이 본질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와 중국, 미국과 중국은 이미 수교를 했고 남북은 두 번의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로 사실상 종전선언과 불가침 선언을 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북한과 미국"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미북 간 종전선언만 이뤄지면 평화협정의 선결 조건은 갖춰지는 셈으로, 이후 남·북·미·중 4국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로 직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비건 대표는 종전선언과 맞바꿀 수 있는 비핵화 조치로 플루토늄 등 농축시설 폐기를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하노이 실무협상에서 미북이 영변 등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딜을 놓고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대가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사찰·검증 등의 추가 카드를 내놓을지, 대북 제재 해제까지 요구할 지가 관심사다.
또 북한이 종전선언과 핵 시설 폐기 딜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종전선언 후 평화체제 구축을 명분으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등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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