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구수한 유혹, 홍합탕

[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구수한 유혹, 홍합탕
    입력: 2018-12-25 18:17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구수한 유혹, 홍합탕
김연수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요즘 같은 엄동설한 퇴근 길에 얼어붙은 입맛을 유혹하는 구수한 홍합탕 한 그릇. 70, 80년대 만해도 홍합탕은 서민들이 퇴근길에 가볍게 한 잔 걸치던 동네 포장마차마다 단골 메뉴였다. 몇백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배불리 먹을수 있었던 대표적인 안주거리였다. 쥐꼬리만한 박봉으로 대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가장들은 그 무게감 때문에 이렇다할 호사 한번 평생 못누리다가 등이 굽었을 텐데 당시 그들에게 푸짐한 홍합탕 한 그릇은 말그대로 힐링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처럼 서민의 애환을 담아낸 음식 홍합탕이 요즘은 포장마차에서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홍합탕의 그 구수함은 역시 이 겨울 가장 어울리는 힐링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홍합은 11월에서 3월 중순까지 지금이 제철이다. 홍합탕의 유혹을 떠칠수 없는 구수함의 정체는 바로 글루탐산, 아르기닌 등 홍합에 풍부한 아미노산과 유기산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맛이다. 이들 성분 모두 피로회복을 돕는 작용을 하는데 특히 홍합은 쓸개즙의 배설을 촉진한다. 간의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커서 술에 찌든 간의 피로회복에 아주 효과적이다. 홍합에 함유되어 있는 베타인, 타우린 성분은 간을 보호해주고 특유의 감칠맛을 내는데 숙취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홍합에는 셀레늄과 요오드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서 혈액의 순환촉진, 피부윤택, 생리활성화 작용을 돕는다. 특히 홍합에는 프로비타민D가 풍부해서 칼슘과 인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주므로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

홍합은 햇볕에 말리면 타우린 함량이 늘어나 영양가가 더 높기 때문에 말린 홍합을 미역국 등에 넣어 먹으면 그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홍합 생것에는 타우린이 100g당 974㎎인데 비해 말린 홍합에는 2100mg이나 들어 있다. 홍합에는 조혈작용이 있어 체력보강과 원기회복에 효능이 강하므로 평소 식은 땀을 많이 흘리거나 자주 어지럽고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도 좋다.
[김연수의 음식으로 치유하기] 구수한 유혹, 홍합탕

홍합을 고를 때는 붉은색을 띄고 모양이 좋으며 홍합 수염이 많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살이 통통하고 윤기가 나며 냄새를 맡았을 때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신선한 것이다. 또 껍질이 매끈하면서 부서진 곳이 없고 윤기가 흐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에 가라앉거나 삶아서 껍질이 열리지 않는 홍합은 알이 거의 비었거나 상했거나 죽은 홍합이라고 보아야 한다. 자연산은 수염이 많고 붉은색을 띄고 모양이 좋다.

홍합은 소금물에 헹궈 냉동 보관하거나 살짝 데쳐 냉장고에 넣어두면 1-2일 가량 보관이 가능하다. 홍합은 껍질을 깨끗하게 문질러 씻어 표면의 지저분한 것을 떼어낸 뒤 살을 발라내어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어주는 것이 좋다. 그 다음 홍합 주변의 가장자리에 자라난 검은 수염을 잘라내고, 수염을 잘라낸 다음에는 내장을 제거해주면 된다. 내장을 제거할 때에는 칼보다는 조리용 가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홍합이 친근한 식품이듯이 홍합이 유명한 나라가 바로 뉴질랜드이다. 특히 뉴질랜드 홍합은 남태평양의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초록홍합으로 우리의 홍합 보다 크기도 절반이상 크고 색깔이 마치 남태평양 바다를 연상시키는 듯한 초록 물빛이다. 뉴질랜드 홍합은 세계적으로 관절염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약효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뉴질랜드 해안에 사는 마오리족 덕분이다. 마오리족에게는 예부터 관절염 환자가 드물기로 유명한데, 이들의 밥상에 언제나 올려져 있는 초록홍합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껍질 쪽이 녹색 빛을 띠는 초록홍합에 들어있는 항염증 물질이 관절염의 염증을 촉발하는 류코트리엔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밖에 홍합탕을 간편하게 만드는 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홍합은 깨끗하게 여러 번 씻고 난 후 홍합의 잔털을 제거한다. 냄비에 홍합을 넣고 홍합이 잠길 정도의 물을 부은 다음, 편으로 썬 마늘과 청주를 넣고 삶는다. 홍합이 끓으면서 나오는 거품을 제거한 후 불을 꺼준다. 고추를 썰어 넣은후 소금으로 간을 한 후 그릇에 담아 내면 된다.

이때 홍합을 포함한 모든 조개류는 너무 오래 끓이면 살의 육즙이 빠져서 질겨지므로 입을 벌리면 불을 끄고 나머지 열로 뜸을 들여 익히는 것이 좋다. 홍합이 끓으면서 나오는 거품을 제거해야 맑은 홍합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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