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이브' 다우지수 19% 폭락
日 닛케이지수 20% 이상 떨어져
전문가들 "호황끝, 베어마켓 진입"
무역전 장기화에 럭비공 트럼프
외풍 취약한 우리증시 사면초가
日 닛케이지수 20% 이상 떨어져
전문가들 "호황끝, 베어마켓 진입"
무역전 장기화에 럭비공 트럼프
외풍 취약한 우리증시 사면초가
세계증시 폭락 `공포의 성탄절`
미·중 무역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워싱턴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 증시도 잇단 악재에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 증시 호황 끝?…베어마켓 진입= 122년 역사상 최악의 '성탄 이브'를 보낸 미국 증시가 이미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0월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2만6828.39)를 기록한 이후 24일(2만1811.81)까지 19% 수직 하락 했다.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또한 지난 8월과 9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현재까지 20%, 24% 각각 급락한 상태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하락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0월5일 2만4448.07을 기록, 1991년 이후 최고치를 찍은 이후 25일 현재까지 20% 이상 떨어졌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작년 9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선이 붕괴 됐다. 상해종합지수도 올해 1월29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3587.03) 대비 이날까지 31% 가량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그간의 호황을 끝내고 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자산운용사 슈로더스의 피터 해리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각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와 같은 정치적 상황, 미중 무역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식, 채권 등 거의 모든 시장에서 자산 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여기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의 조짐마저 나타나자 시장 불안이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하향조정하면서 무역 전쟁이 중국과 미국의 성장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경제 전망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금융 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에 세계 주식 시장이 다시 힘든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미국 주식은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올 최고치 대비 21%↓…미중 무역협상 지연 우려 확대= 한국 증시도 글로벌 증시 폭락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불거진 정치적 리스크에 지난 1월29일 사상 최고치(2607.10)를 기록한 이후 24일 종가까지 21.2% 떨어졌다.
특히 우리 증시의 경우 외풍에 더 취약한 탓에 시장 불안감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소득주도 경제 정책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경제성장률은 지속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트럼프 발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산타랠리'에 이어 1월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셧다운이 장기화 하면 미중 무역협상이 지연돼 한국 주식시장으로선 부담이 크다. 한국 증시의 경우 미중 수출 비중이 큰 만큼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데보라 엘름 아시아무역센터 상임이사는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셧다운이 이어질지"라며 "1~2주 이상 이어지면 어마어마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월에는 중국 춘절이 있어서 90일 내 합의를 도출하고자 하는 양국의 목표는 더 멀어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대외 변수 외에도 국내 경기 둔화, 경제성장률 하향, 반도체 산업 실적 부진 등 대내 악재도 첩첩산중이다.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안정화와 그에 따른 외국인의 일정한 매수 규모가 선결 조건이 돼야 하는데 국내 증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역사적인 실적을 기록했고, 주도주 역할을 했던 반도체 업황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전반적으로 반등 기대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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