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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아버지도 IMF 당시 어려움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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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큰 집서 작은 집으로 이사
모두가 한번쯤 알아야할 이야기
다양한 직업군 조언 듣고 연기 표현
극중 윤정학 매우 복합적 이미지
연기자는 예민하고 섬세해야"
유아인 "아버지도 IMF 당시 어려움 많았죠"


영화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

"어려운 소재였고 쉽게 다루기가 힘든 작품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재미도 챙기고 이야기에 대한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있어 과하지 않게 깔끔했어요. 매우 만족합니다."

배우 유아인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버닝' 촬영 중에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시나리오를 받은 그는 이야기 자체가 공감대가 커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바로 드러냈단다. "IMF 당시 전 초등학교 2학년에 불과했죠. 그 단어가 생소했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제 아버지 또한 IMF 직전 사업의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돈에 대한 개념이 없던 어린 시절,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이사 간 건 기억에 남습니다.(웃음)"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의 배우 허준호(그릇 공장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했다. "우리 부모님 심정은 어땠을까. 이런 이야기는 모두가 꼭 알아야 하지 않을까 란 생각이 커졌어요. 뉴스가 제공하는 이야기들 외엔 관심이 없는 우리네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요."

그는 국가부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펀드 매니저 출신 '윤정학' 역을 맡았다. "'베테랑'의 조태호와 같은 극악무도한 돈의 권력자와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죠. 돈을 추구하면서도 그 내면 속에 자책과 연민, 회한 등 복잡한 심경을 동시에 표현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실제 전 금전관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회사에서 종종 도움을 주거나 외엔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쓰고, 또 사업을 하면 어떻게 재미있게 쓸 수 있을지 가끔 고민도 해봅니다, 하하!"

제2의 IMF가 올 것이라고 또 하나의 위기설을 맞는 요즘, 유아인 또한 "경제 위기는 항상 그랬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성취감도 커지고, 돈에 대한 욕심은 끊임 없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결국 돈의 가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 그럴수록, 이번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보다 많은 관객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아인은 또, 영화 속 투자설명회 장면을 위해 비트코인 창도 한 구석에 일부러 띄워 놓는 등 그 느낌들을 가지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촬영 전 친한 지인들을 모아 놓고 연습도 했죠. 그 중엔 아티스트도 있고, 장사꾼도 있고… 백수도 있고요!(웃음) 그런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조언도 듣고 해서 보다 재밌게 촬영했던 거 같습니다."

유아인은 유튜브에 게시된 1990년대 배경의 여러 다큐멘터리를 두루 섭렵했다고 했다. "지금 기준으로 불과 20년 전 일인데 말투가 굉장히 어색하게 들렸어요. 서울말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굉장히 형식적인 말투에 조금은 놀라기도 했습니다."

2014년부터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 갤러리 비즈니스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유아인에게 특별히 수집하는 애장품이 있는지 물었다. "그런 친구들의 그림이나 작품들을 수집합니다. 결코 재테크용은 아니고요. 그렇게 하면 관계도 깊어지게 되고..15년 혼자 살아보니 살림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져 걱정입니다.(웃음) 지금은 반대로 미니멀즘을 추구해요. 허례허식에서 좀 더 벗어나고 싶은 과정에 접어 들었어요."

평소 예민하고 세심한 성격의 유아인이라고 했다. "어릴 적부터 그런 성격이 있었지만, 배우란 직업을 가지면서 더 커진 거 같아요. 연기자는 예민하고 섬세해야 합니다. 그 까칠함 속의 제 연기를 볼 수 있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이어 "제게 배우란 단어는 수식어일 뿐입니다.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배우처럼 느껴져요"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에게 글 쓰자, 책을 내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유아인은 소셜미디어네트워크를 통해 익명의 네티즌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하며, 그 속에서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웃으며) 책에 글을 쓰는 것과 모바일을 통해 입력하는 것이 크게 다른 느낌이죠. 반응도 제각각이고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채널 속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든지 그게 가장 공평한 가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부도의 날' 속 윤정학이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패션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그였다. "제가 생각한 캐릭터대로 정확한 치수를 재고 스타일링 해 첫 촬영에 임했는데, 제가 너무 튀는 거예요.(웃음) 애가 아빠 정장을 입은 느낌이랄까. 보조출연자들이 너무나 현대적인 느낌을 줘서, 헤헤! 의상 또한 신경 쓰지 않으면 연기에 몰입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건강 문제에 대해 유아인은 "배우란 직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몸은 계속 써줘야 할 거 같아요. 지금도 필라테스와 도수치료 등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지금까지 제가 소화했던 캐릭터를 넘어 앞으로도 제가 어떻게 하면 더 벗을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버닝' 촬영을 마치자마자 '국가부도의 날'로 가니 그 옷이 너무 편한 거예요. 이창동 감독님과 작업했다고 예술 병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옷을 과감히 벗고 열심히 촬영했으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한편,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개봉(11월 28일) 6일 만에 누적 관객 172만 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하며 쾌속 흥행 중이다.

성진희기자 geenie62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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