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박람회 현장 "우뚝 선 中과 그 주변국…新중화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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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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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에 우뚝 선 번영한 중국, 그리고 기타 주변국들.

5일 개막한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장의 국가관 배치 모습은 자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여기는 중국인들의 새 '중화관(中華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듯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는 불참한 가운데 중국관은 국가 전람관 한가운데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했다.



470여㎡ 넓이의 중국관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기조연설 내용처럼 개방, 협력을 주제로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철도, 항공, 로봇, 우주개발 등 첨단 분야 기술의 발전상을 과시하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관 관계자는 "개혁과 개방, 혁신을 핵심 주제로 해 중국의 개혁개방 이래 중요한 발전 성과를 소개하고 세계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관 주변에는 독일, 러시아, 헝가리,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베트남, 이집트 등 12개 주빈국 전시관이 중국관의 4분의 1가량 크기로 각각 배치됐다.

주빈국에는 중국이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계국이 대거 포함됐다.

이런 나라 배치는 마치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싶다면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듯했다.

주빈국에 들어가지 않은 '기타 나라'들은 다시 주빈국 전시관의 절반 크기의 소규모 전람관을 운영 중이다. 중국의 교역량 상위 국가인 한국은 '기타 나라'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외국관 관계자는 "국가 전람관의 모습을 보면 중국이 현재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서방을 중심으로 사상 유례없는 '수입'을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가 미중무역 전쟁 속에서 수세에 놓인 중국의 체제 선전장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향후 15년간 중국이 각각 30조 달러, 10조 달러 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을 '세계의 공장'이 아닌 '세계의 시장'으로 각인시키려 노력하기도 했다.

주요 서방국 지도자들이 대체로 이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냉랭한 반응을 보였지만 개별 서방 기업들은 막강한 '차이나 머니'의 위력 앞에 적극적인 줄서기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 정부는 이번 행사를 보이콧했지만 포드, 퀄컴, 제너럴일렉트릭, 테슬라 등 많은 미국의 주요 기업이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인터넷 차단 정책으로 중국에서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한 페이스북과 구글도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점이 눈에 띄었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차단 탓에 중국 고객들에게 검색, 유튜브, 구글플레이, G메일 등 대부분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중국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7억7천만 명에 달해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을 수 없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 개방 확대' 구호가 이들 미국 인터넷 기업에는 '희망 고문'으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인터넷 통제를 극도로 강화하는 추세여서 민감한 외부 정보가 유입될 수 있는 인터넷 시장의 문을 열어줄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가 여러 국영기업에 계약 실적을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박람회 개최가 신규 주문으로 이어질지는 대기업들과 중소기업 간에 기대 차이가 큰 상황이다.

한국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자동차나 전자 같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일회성 행사로 연 매출이 유의미하게 늘어난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가 중시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성의를 보인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행사장에서 만난 한 일본 건강식품 기업 관계자는 "중국 국영은행의 소개로 수십 개 바이어가 구매 의사를 이미 밝혀 일부를 추려 내일부터 상담에 들어간다"며 "그간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식품 수입에 매우 까다롭게 굴었는데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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