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美 선도 로봇회사 폐업이 주는 교훈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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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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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美 선도 로봇회사 폐업이 주는 교훈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지난 10년 동안 약 2천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받은 미국의 대표적 로봇회사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가 10월에 문을 닫았다. 이 회사는 2008년 MIT 출신 교수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 교수가 주도해서 만들었다. 설립 시 이름은 하트랜드 로보틱스(Heartland Robotics)이며 값싼 양팔로봇을 만들어 공급하여, 미국에서 제조업이 해외로 떠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심장부(Heartland)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러다 2012년에 리싱크 로보틱스로 사명을 바꾸었다. 이는 PC가 나오면서 컴퓨터의 활용방법을 완전히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처럼, 로봇에서도 그런 새로운 활용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변화를 이끌기 위함이었다.

이 회사가 인수할 기업도 찾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 이유는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험난하다는 것이다. 로봇이라는 기술과 사업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를 보여주었다. 이 회사가 추구한 새로운 생각은 크게 세 가지인데 그것은 값싼 로봇, 양팔 로봇, 협동로봇이다. 그러나 값싼 로봇은 기술적 한계에 부닥쳤으며, 양팔로봇은 활용성이 부족했고, 협동로봇은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과의 경쟁에서 패배했다.

이 회사의 영향을 받아서 우리나라 정부는 양팔로봇 연구개발에 5년간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하였다. 그리고 S 사의 모 수석연구원이 제기한 수요를 바탕으로 천만 원 이하의 염가형 수직다관절 로봇개발도 진행했다. 현재는 협동로봇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리싱크 로보틱스와 우리나라의 노력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 공통점은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천만 원 이하의 6축 수직다관절 로봇은 로봇 메이커(Maker)들에게는 꿈의 목표이었으며 현재도 그렇다. 이것이 달성되면 로봇 시장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싱크 로보틱스가 시도한 저렴한 부품들을 이용한 염가형 로봇개발을 전통적으로 강한 로봇 메이커들이 이미 시도해 보았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급격하게 낮은 가격을 위한 수많은 로봇개발 경험은 성능과 신뢰성을 수준 이하로 만들어 로봇다움을 희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두 번째는 양팔로봇의 시장 한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 로봇은 인간의 양팔을 닮은 로봇을 개발하면 시장이 크지 않겠는가 하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인간도 양팔을 사용해서 작업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며,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같은 특성을 가지는 양팔을 갖는 로봇을 사용해야 하는 작업을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만일 존재하더라도 두 대 또는 여러 대의 로봇을 이용한 협조 제어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빠르게 성장하는 협동로봇(Cobot)에 대한 큰 희망이다. 협동의 목적은 완전한 로봇화가 어려운 곳에서 사용이 쉽고 안전한 로봇과 인간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협동을 통해서, 부분적이지만 로봇화를 이루어 투자비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인간과 로봇의 직접적인 협동이 인간다움을 지키는 바람직한 조화일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로봇기술과 작업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 협동의 장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즉 협동로봇은 완전한 로봇화 이전에 시도할 만한 노력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한 인간을 대신하면서 다른 인간과 직접 협동하는 협동로봇은 크게 성공하기 어렵지만, 사용이 쉬운 협동로봇에게는 큰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 그동안 로봇은 사용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계로 발전하였지만, 협동로봇은 이 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리싱크 로보틱스가 문을 닫게 된 이 시점에서 로봇 활용의 의미를 새롭게 리싱크(Rethink)해보고 올바른 길을 찾는 노력은 우리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 로봇개발 목표는 기술의 한계와 인간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로봇의 궁극적인 길은 로봇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은 성공하기 어렵지만 인간에게 쉽게 다가오는 로봇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로봇에게는 로봇다움을, 인간에게는 인간다움을 지키게 해주는 조화를 이루는 구현이 전정한 로봇 정신이다. 이렇게 로봇개발과 활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도와주고 사라진 리싱크 로보틱스의 경험과 정신은 앞으로 더 강한 로봇 기업들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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