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레드햇 인수로 야심 본격화
AWS·MS·구글 등 시장 주도에
오픈소스 SW를 핵심 무기 사용
자신들의 본격 주도권 강력 선포
국내기업도 해외와 물밑 합종연횡
AWS·MS·구글 등 시장 주도에
오픈소스 SW를 핵심 무기 사용
자신들의 본격 주도권 강력 선포
국내기업도 해외와 물밑 합종연횡
IBM은 레드햇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대전 2라운드에 승자가 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AWS(아마존웹서비스)와 MS, 구글 등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를 갖춘 데이터센터 거점을 무기로 초기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후 본격적으로 열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이나 기관이 내부 클라우드 플랫폼과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병행해 쓰는 환경을 말한다. IT 시장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면서 거의 모든 수요처는 자체 클라우드와 다양한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IBM·오라클 등 기업IT 강자들은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보안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 차별화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픈소스는 클라우드 사업자와 수요기업들이 복잡한 IT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상호운영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오픈소스 SW를 이용하면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보다 유연하고 가성비 높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새 장 열겠다"=IBM은 레드햇 인수 배경에 대해 "1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선언했다. 대부분의 기업은 시스템의 20%만 클라우드로 전환했고, 나머지 80% 가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게 IBM의 판단이다. 특히 이전에 클라우드를 채택한 배경이 비용절감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업혁신과 성장을 위해 클라우드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IBM은 "클라우드 시장의 새 장이 열리는 것"이라면서 "기존 기업용 IT시스템과 솔루션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용으로 전환하고 기업 내 모든 데이터와 업무를 클라우드에 맞게 최적화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 SW를 핵심 무기로 쓰겠다는 것이다. IBM과 레드햇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을 보다 빠르게 개발하도록 돕고 리눅스, 컨테이너, 쿠버네티스, 멀티클라우드 관리, 자동화 등 핵심 기술영역에서 확실한 강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레드햇은 IBM의 하이브리드클라우드 부문 내 독립조직으로 흡수된다. 다만 오픈소스 개발전략과 관련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고, 짐 화이트허스트 CEO를 비롯한 기존 레드햇 경영진이 계속 조직을 이끈다.
◇전세 뒤집기 나선 후발주자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M&A를 계기로 "클라우드 본게임이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IBM과 경쟁하는 외국계 SW기업 한 임원은 "IBM이 클라우드 시장에 올인하겠다는 비전 하에 전략적 포석을 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인수효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IBM의 기존 '블루믹스' 솔루션과 레드햇 솔루션의 상당 부분이 중첩된다"면서 "두 솔루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합해서 경쟁력을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레드햇이 오픈소스의 약점인 기술지원을 잘 해서 전체 생태계 성장을 도왔다면 이제 IBM이란 거대 우군을 끌어들임으로써 생태계가 더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 한 관계자는 "IBM이 승부수를 잘 던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게임, 신규 서비스 등에서 채택되던 클라우드가 공공, 금융, 대기업 시장으로 확산 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돈이 되는 단계"라면서 "아직까지는 전세를 뒤집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도 개화기 맞는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내년 금융·공공부문에서 규제가 풀리고 외국계 기업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정부가 금융과 공공부문에서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규제를 대부분 풀면서 삼성SDS·LG CNS·SK㈜ C&C 등 대형 SI기업이 조직과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AWS·MS·구글·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확충하며 금융·공공·기업시장 개화에 대비하고 있다. KT·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베스핀글로벌 등 클라우드에 특화된 기업들도 인력과 조직확충에 나섰다. 국내 기업과 국내·외 기업간 합종연횡도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국내 IT기업 한 관계자는 "글로벌에 비해 뒤졌지만 한국도 규제완화로 본격적인 개화기를 앞두고 있다"면서 "그동안 소규모 스타트업이나 기업 내 신사업 영역에서 주로 채택했던 클라우드가 주요 업무영역으로 확산되면서 기업의 IT투자와 일하는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다수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에 레드햇 솔루션을 도입한 만큼 이번 M&A가 국내 시장에도 즉각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SK㈜ C&C와 제휴를 맺고 국내 시장을 공략해온 IBM이 내년 금융·공공부문 클라우드 규제가 완화되는 것을 기점으로 국내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금융과 공공 클라우드 시장 개방이 IBM을 비롯한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SI업체 한 임원은 "IBM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모두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경애·이경탁기자 naturea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