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 칼럼] `촛불 혁명`의 당통들

[이규화 칼럼] `촛불 혁명`의 당통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8-10-28 18:16
이규화 논설실장
[이규화 칼럼] `촛불 혁명`의 당통들
이규화 논설실장
프랑스혁명의 3대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인 당통(Georges J. Danton 1749~1794)은 기밀비 20만 리브르(당시 화폐)를 쓴 내역을 해명하지 못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촛불혁명정부'를 자청하는 이 정부의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비 97억 원을 흥청망청 쓴 내역을 뒤늦게 밝혔다. 8600만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그 100배가 넘는 세금을 쓰고도 '사후정산'하기로 한 것이었다는 믿기 힘든 말을 한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예산을 사후 정산하는가. 그것도 적지(敵地)에서 쓰는 세금을 사전 통제 않고 사후 정산한다고? 공동연락사무소인데 왜 개보수 비용을 남측이 다 부담하나. 부지를 제공한다고 해도 우리의 10분의 1 아니 100분의 1이라도 북측이 분담하는 게 사리에 맞다. 세금을 쌈짓돈 쓰듯 하는 이 정권 사람들의 배포는 혁명 재정을 분탕쳤던 당통의 그것을 능가하는 것 같다.

계급의식에 찌든 저들의 경제성적표는 지지층마저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촛불의 기득권 타파 구호였던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화됐고, 집권세력 연고자와 노조는 고용세습으로 뭣도 모르고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갔다. 9월 청년층 구직단념자가 전년 동월 대비 7만3000명 늘어 55만6000명에 달한다. 희망마저 포기한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

5년 단임 정부가 수십 년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수급을 무시한 채 탈원전을 선언하고 국민 70%가 탈원전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꿈쩍 않는다. 공정경제라는 미명으로 일자리 만드는 기업들을 압박해 20년 만에 설비투자를 6개월 연속 후퇴하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경제는 회복불능이 된다. 안보에서는 비핵화가 실종되고 국제사회의 면박을 받으면서도 대북제재 완화를 외치고 있다. 국민 동의 없이 수도권 방어의 공백을 야기하는 남북군사합의서를 셀프 비준했다.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촛불밖에 방법이 없는 게 아니냐 말하는 이도 적잖다. 이 정권의 위헌적 독주와 참사수준의 경제실책을 멈추게 하려면 이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촛불로 흥했으니 촛불로 망하게 해야 한다는 섬뜩한 말도 서슴지 않는다. 황당하다 생각해왔는데, 마침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려는 것을 보고 그 말도 맞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정권 핵심 권력자들의 사고를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1년 반이 된 정권이 넘어선 안 될 선을 여러 번 넘었고 이제는 마지막 선까지 넘으려 한다. 특별재판부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인민재판'이다. 3권 분립에 의한 법원 외에 법률로써 자기들 필요에 맞는 법원을 하나 더 만든다는 것이다. 위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집권세력의 입맛에 따라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기로 한다면, 법원은 허수아비가 되고 재판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며 국민은 법원 판결에 불복할 것이다.

특별재판부는 혁명적 상황에서 말 그대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 설치된다. 우리나라는 건국 초기 반민족특위 재판부가 있었고 3·15 부정선거 관련자 처벌을 위해 설치된 적 있다. 그러나 그 때도 헌법에 의거한 것이지 법률로써 만든 것이 아니었다. 단언컨대, 집권세력이 주도하는 특별재판부는 공산당 방식이고 진짜 '사법 농단'이다. 헌법질서를 붕괴시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다.

그럼에도 촛불로 이 정부를 망하게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교정시켜야 한다. 문 정부가 망가지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금 촛불을 들자는 사람들은 '전체주의 인민 독재'로부터 튀쳐나온 자유인으로서 개인들이다. 그렇다면 대중 선동이 아닌 자유민주 방식이어야 한다.

자유인으로서 개인은 선동된 군중 못지 않게 강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권에 경고해야 한다. 집권세력은 자기들이 주장하는 혁명의 의미를 스스로 거역하는 반혁명으로 변해가고 있다. 창부와 밀회를 즐기러 빠져나간 당통이 되어가고 있다.

당통은 체포 위험에도 산책을 나가는 당당함이라도 있었다. 한데 저들은 숨기고 변명하기 바쁘다. 당통은 "나는 오로지 이 나라를 위해 살았다. 아침이면 나는 영광 속에 잠들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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