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메모리반도체값 내림세
쏠림 심각한 한국경제 '비상등'
스마트폰 등 큰폭 성장 어려워
재계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
쏠림 심각한 한국경제 '비상등'
스마트폰 등 큰폭 성장 어려워
재계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
반도체 빼면 우울한 한국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가운데 40%가 삼성전자 반도체와 SK하이닉스로부터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양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어 우리 경제 전반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와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0.2%로 집계됐다. 시총 1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약 82조2820억원) 중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약 23조1563억원, SK하이닉스는 약 9조9413억원이었다.
두 회사의 실적은 최근 2년 동안 급상승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00대 기업 영업이익의 15~20% 수준이었던 두 회사의 비중은 지난해 34.3%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40%까지 넘어섰다.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 품목인 D램 기준제품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2016년 6월 말과 비교해 무려 179%나 가격이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역시 같은 기간 41% 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세계 D램 시장의 4분의 3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수직 상승했다.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했고, 작년 기준 이들 상위 10개사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8%, SK하이닉스가 15.1%로, 이 둘을 합쳐 한국 기업이 세계 반도체 시장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9%에 달했다. 매출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SK하이닉스는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에 쏠린 한국 경제 전반의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가격이 올해보다 15∼20% 하락하고, 낸드플래시는 25∼30%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를 이어갈 다음 성장동력도 보이지 않는다. 주력 수출품목인 스마트폰과 가전은 중국의 공세, 자동차와 철강 등은 글로벌 보호무역 등의 영향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화장품과 바이오, 이차전지 배터리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반도체를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자랑할 만한 일이지만, 특정 업종에 대한 쏠림이 너무 크다는 것은 부담"이라며 "반도체의 경우 중국의 성장과 보호무역 등 수많은 견제를 극복해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는 게 한국 산업의 숙제"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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