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기준금리차 확대되자
강달러로 코스피 순매도 행진
삼성전자만 3631억어치 팔아
"당분간 이탈 되돌릴 호재 없어"
강달러로 코스피 순매도 행진
삼성전자만 3631억어치 팔아
"당분간 이탈 되돌릴 호재 없어"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셀코리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강달러 여파로 외국인은 우리증시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총 1조4000억원 어치 가량을 팔아치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팔자'를 지속하며 1조38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월별 기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연속 순매도를 하며 이 기간 5조7378억원을 팔았다. 그러나 7월부터 3733억원을 사들인 데 이어 8월 1조6528억원를 순매수하며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온 듯 했으나, 9월부터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함에 따라 다시 셀코리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주로 IT(정보기술)·반도체 업종의 대표 종목들을 대거 내던졌다. 코스피 종목 중 삼성전자를 363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소식도 셀코리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의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어 수치로,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어 △삼성전기(3551억원) △SK하이닉스(2453억원) △한국항공우주(1328억원) △LG생활건강(629억원)등도 집중 매도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진 것은 9월 들어 주춤하던 달러화 강세 기조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된 가운데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로 인한 유로화 약세, 지난 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달러 강세에 다시 불을 붙였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신흥국 간의 경제 괴리, 미국 금리 인상의 가속화 가능성, 미중 갈등 격화 우려 등이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함에 따라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서 셀코리아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연준이 정책금리를 연 1.75∼2.00%에서 연 2.00∼2.25%로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커졌다.
2006년 5~7월 한미 기준금리차가 1%포인트로 확대되자, 증권·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은 8조2000억원에 달한 바 있다. 월평균 2조7000억원 꼴이다. 코스피도 8.6% 하락했다.실제 지난 1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가로 신흥국에서 최대 1000억달러(약 112조원)의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강달러와 그에 따른 자금이탈을 되돌릴 호재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미국채 10년물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를 유발했다"며 "이에 신흥국 경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되며 외국인 대규모 자금 이탈 초래했다"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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