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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블록체인, 經協 안보인질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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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시론] 블록체인, 經協 안보인질 차단한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문재인 정부의 대북경협의 의지가 무서운 속도로 가속을 내고 있다. 전쟁 위협의 제거를 넘어 마치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경제의 돌파구나 되는 것처럼 "평화가 경제다"라는 낭만적 구호마저 내걸고 소위 평화주도성장론으로 돌변하고 있다. 통독의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대박론은 그야말로 근거 없는 환상의 구호다.

하지만 북한이 핵과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위험한 나라들에 전수하며 우리의 전통적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비대칭 군사력을 보유하고, 얼마 전에만 해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서슴지 않던 북한의 군사적 위협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북한이 핵 보유국을 천명하고 미국의 주도로 UN을 통한 경제제재가 가해지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남한의 경제적 자원을 유인책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래 보겠다는 정책을 지속하는 한, 북한과의 경제 협력은 한동안 우리 정부나 국민의 선택을 벗어난 국제정치의 현실이 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은 그간 비핵화와 결부된 경제협력에서 번번이 약속을 위반하고 핵개발을 지속해온 상대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수준은 파산지경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 근본 문제는 북한이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글로벌 규범을 준수하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개성공단의 운영과정에서 보았듯이 북한은 사유재산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투자가 보호되는 독립된 사법 체계나 상거래 관행에 대한 존중이 없는 체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의 부재가 '질 좋고 값싼 인건비'와 전기, 용수, 공단의 토지가 무상으로 지원된 개성공단에 남한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저임금 위주의 한계기업 이외에는 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근본적인 이유다. 핵은 포기되지 않고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북한의 병진 노선 포기 약속만 믿고 서두르는 섣부른 투자는 회수불가능하거나 언제든지 활용 불가능한 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한다.

지금 문 정부처럼 김정은 체제가 무조건 믿을 만한 안정적 상대라는 '묻지마 경협'이 추진된다면 그것은 경제계가 외면하는 정부 주도의 일방적 경제원조이거나 대북 투자의 위험을 정부가 보증하는 형식일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북한의 핵개발이나 대남군사위협과 김정은 세습 독재 정권 유지 자금을 조공하는 받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내부 분열적인 기형적 경제 협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비핵화의 유인책으로 시작돼야 하는 대북경협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경영학에서 거래의 상대나 상품에 대한 품질이나 신뢰가 부족할 때 신뢰할 만한 정보의 탐색의 난이도에 따라 구매나 거래의 이전에 탐색을 충분히 하면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탐색재가 있는 반면, 수술이나 자동차 수리처럼 거래가 끝나고 세월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신용재가 있다. 우리의 과거 경험은 북한 정권은 사전에 신뢰를 측정할 수 없는 아주 위험한 신용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북한과의 계약이나 그들의 선언은 그 약속의 일방적 파기의 책임이나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협력이 우리에게 과거처럼 안보의 위협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담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 외부의 투자에 대한 위험을 대신할 실물 담보자산도 국제적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다행히 우리는 이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다. 이 기술은 거래 투명성은 물론이고 용도와 유통을 사전 제어할 수 있다. 북한 노동자들이 받아가는 임금이 정권 유지의 비자금이 안 되도록 할 수 있고, 인도주의적 지원금이 군자금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북한이 시장경제에 의한 경제개발의 의지가 진심이라면 북한이 자랑하는 지하자원으로 그 가치를 담보해 해외 자금이 투입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전략은 가능한 투자나 협력은 유사시 철수 가능한 이동 가능한 자산의 형태로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대규모 병원을 지어주기보다는 차량을 활용한 이동병원이 더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산들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관제되고 통제될 수 있으면 더더욱 좋다.

결론적으로, 북한이라는 신용이 낮은 체제를 상대로 하는 경협이, 안보 위협이나 북한 정권의 인질이 되지 않으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남한 사회의 남남 갈등을 불러오지 않으려면 디지털기술로 스마트 경협을 실험해 볼 일이다. 이러한 조건의 제시는 북한의 경제개발 진정성을 테스트하는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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