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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차 산업혁명, 관념 아닌 實行에 있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입력: 2018-09-02 18:14
[2018년 09월 03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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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4차 산업혁명, 관념 아닌 實行에 있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알파고' 충격과 함께 우리나라를 강타한 것이 2016년 3월이니 어느덧 2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가 수많은 강좌를 열었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학습기회가 공공기관, 기업, 학교를 가리지 않고 제공되었다. 정책적으로는 각 부처마다 전담반이나 대책반을 구성, 대응정책을 마련해왔고 정부차원에서는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이쯤 되면 이제는 우리도 제법 그럴듯한 4차 산업혁명 대응전략을 가질 때도 됐는데, 적어도 내게는 아직까지 손에 잡히거나 가슴에 와 닿는 그 무엇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제3자의 입장이라면 남 탓을 하겠건만, 스스로 4차 산업혁명 전문가중 하나라고 자부하는 입장에서는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반성하는 자세로 현실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은 실체인가? 돌이켜 보면, 세계경제포럼이 2016년 1월 발표한 아젠다로서 4차 산업혁명은 그저 최첨단 미래기술이 가져올 지구촌의 미래였을 뿐이다. 그 미래가 1~2년 후의 미래를 지칭한 것이 아니라면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실체가 없는, 다가 올 미래가 맞다. 아직 도래하지 않았으니 앞으로 다가올 기회이거나 아니면 위협일 뿐이다. 이 관점에서는 나의 현실인식에 큰 문제는 없다.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그 4차 산업혁명이 좁은 의미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반의 신산업을 지칭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미 스마트폰에 장착된 인공지능 앱이나, 별도의 기기로 독립된 인공지능 스피커의 모습 등에서 그 일부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관점에서는 그렇게 떠들던 4차 산업혁명이 과연 이것이었던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거대한 혁명적 변화로 기대감과 공포심을 동시에 키우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무엇인가는 분명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그러나 그에 관한 우리의 논의가 관념 수준에 머무는 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그 어떠한 논의도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으려면 손에 만져지는, 피부에 와 닿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혁신도구인가 성장동력인가 아니면 정책적 장식품에 불과한가? 미국 독일 등을 베끼는 4차 산업혁명이라면 정책적 장식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우리만의 독자적 4차 산업혁명이라면 사회혁신도구나 경제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등 기초기술에서 처지고, 과감한 기반투자나 비즈니스 모델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밑밥 뿌리는 저학년 코딩교육만으로 무슨 성과를 기대하겠는가.

기초부문은 그렇다 치고,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인 유무선 기가인터넷,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지능형 시스템의 구축 및 운용현실은 어떠한가? 정보통신 강국의 지위는 차치하고 5G 등 통신장비부문에서 중국에게조차 주도권을 내준지 오래다. 나빠지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시장 활력과 투자여건이 수주, 수개월 만에 회복될 것이 아니라면 조만간 국면전환이 되리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B2C, B2B의 최종소비자를 상대하는 수요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만한 혁신적 선도기업은 있나? 미국의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GE, 독일의 지멘스와 SAP, 중국의 알리바바, 샤오미, 화웨이 등에 대응되는 혁신기업과 시장여건을 가지고 있는가 말이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을 언제 어떠한 경제성 계산속에서 누가 만들어내겠다는 건지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은 위험하다. 허구에 그칠 뿐 아니라 막대한 기회손실도 초래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만의 검증된 단계적 실천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이 완성품이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그것은 미래사회를 구성할 하나의 재료일 뿐이다. 우리만의 4차 산업혁명 조리법을 준비해서 차별화된 요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독자개발도 좋지만, 글로벌 협업이면 더욱 좋다. 그게 되면, 해외진출도 해외수출도 가능해 진다. 4차 산업혁명의 과실조차 수입해야 한다면, 불리한 여건속의 한국경제가 나아갈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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