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상예보 획기적 개선 바란다

[시론] 기상예보 획기적 개선 바란다
    입력: 2018-08-30 18:15
최승일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시론] 기상예보 획기적 개선 바란다
최승일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제 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할 거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태풍의 강도, 속도, 경로가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항이 되었다. 기상청은 곤파스 이상의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고 예보하였고, 태풍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우려해서 무려 8688개의 유치원과 학교가 하루 문을 닫았다. 그런데 갑자기 솔릭은 이상행보를 보이면서 맴돌더니 이동경로도 남쪽으로 치우치고, 내륙에 상륙해서는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예상보다 빨리 지나가 버렸다. 그러자 머쓱해진 것은 기상청이다. 잔뜩 긴장하고 피해에 대비했던 국민들은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해졌다. 곧이어 일본과 미국의 기상예보가 더 정확했었다는 비교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5명으로 운영되는 윈디닷컴보다 못하다는 등의 수모를 당했고, 기상청은 오보청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태풍피해를 줄이려고 노심초사 밤낮으로 매달렸을 예보관들은 무안하기도 하고, 자괴감이 들었을 것이다.

2016년 국정감사 당시의 보도기록에 따르면 모 국회의원은 "8천만kW가 넘는 대용량 전력계통 운영과 변화무쌍한 기상예측은 과학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부실운용은 숨기고, 날씨변화와 사람의 경험부족을 탓하는 것은 기관의 무능함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기상청의 태도를 질타했다.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기상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하여 2000년부터 수치예측모델과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등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한반도 기후지형을 반영이 가능한 선진화된 수치모델로 2010년 영국통합모델(UM)을 도입했다. 더하여 영국통합모델에 입력해야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슈퍼컴퓨터 3, 4호기가 5년 주기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당시 의원실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기상선진화 12대 과제 추진예산을 분석한 결과, 기상선진화를 위해 총 8,960억 원이 사용하였으나 기상 정확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외부에서 기상청의 오보원인에 대한 연구는 뚜렷하게 수행된 바 없으며, 2009년도 고려대학교에서 석사학위논문에서는 오보의 원인을 크게 몇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한반도에 관한 기상관련 축적된 자료가 부족하고, 둘째로 관측 및 분석기기 활용에 문제가 있으며, 셋째는 순환보직제도로 인해 전문인력 양성이 어렵다는 등이다. 특히 논문에서 지적한 것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20~30년간의 근무로 '예보 베테랑'을 키우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잦은 보직 이동으로 예보관들의 근속기간 짧아서 예보 전문 인력이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논문이 발표된 2009년에 기상청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으로 3년마다 인적자원 관리 및 개발 등 인재개발 활동이 우수한 공공기관을 평가, 인증하는 과정에서 인재개발 우수기관에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이러니 기상청의 오보원인은 기후변화의 변화무쌍함으로 인하여 불가항력적인 것인지, 슈퍼컴퓨터의 운용미숙인지 인적자원의 문제인지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모양이다.

요즘 날씨는 정말 예전과 다르다. 기후변화의 재앙이 현실화 되는 건 아닌지 은근히 두려워 진다. 유래 없는 폭염에 이상한 태풍, 그리고 이어지는 물폭탄까지 기상패턴이 지금까지와는 너무도 다르게 변하고 있다. 돌발적인 기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일기예보는 천기누설이니 당연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또 앞으로도 기상청 직원들은 뒷전에서 말도 못하고 애를 끓이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기후가 변화무쌍해지고 기록적이라던 폭염과 폭설, 혹한과 혹서, 태풍과 지진들이 이제 일상화 되는 시기에 기상예보의 정확성은 국민들의 생활과 국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새로이 임명된 기상청장은 기상참모가 작전참모보다 먼저 총장께 보고할 정도로 기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공군에서 기상단장을 역임했다고 한다. 역대의 기상청장들도 기상예보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 왔겠지만 새로이 부임한 기상청장은 배전의 노력으로 예보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예보의 정확성을 개선해 주기 바란다. 국민들이 기상예보의 정확성을 요구하는 정도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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